포항시가 미국계 창고형 대형 할인매장 코스트코 유치를 놓고 내부적으로 코스트코 외의 다른 할인매장에 대한 비교 분석조차 실시하지 않아 지역 현안에 대해 안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 트레이더스, 롯데마트 맥스 등 다른 창고형 할인점과 비교·분석한 자료가 있냐는 지적에 포항시는“각 마트별 비교 분석자료는 없다”고 답했다. 코스트코 유치 외에는 다른 할인점 유치를 생각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더 선호하고 지역에 적합한 기업을 유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포항에 있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도 지금 축소하고 있다. 장사가 그만큼 안 된다는 얘기”라며 “포항에 이마트가 두 군데 있다. 상식적으로 시장성이 있었으면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벌써 들어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기존에 있는 소매점도 장사가 안 되면 대형 마트 같은 경우는 더 안 되지 않겠느냐”며 “기본적으로 창고형 마트는 물건이 저가여서 인구가 100만 명 이상 정도 돼야 수익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지자체가 유치 기업의 수익을 걱정해주는 것은 상생차원에서 이해가 되는 일이지만 기존 대형마트도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코스트코 유치는 더 어려운 일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6월 중순쯤 코스트코 관계자들이 객관적인 여러 데이터를 분석해서 검토를 할 것”이라며 “공무원이 말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포항시의 입장은 대형 할인 매장을 적극 유치할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실제로 시 관계자는 “시에서 특정 창고형 마트를 지정해 들어오라 마라 할 권한은 없다”며 “입점 조건이 되고 시민들의 요구가 있으니 한번 검토해 달라고 코스트코 사장단이 내방했을 때 요청한 상태”라며 “입점 가능성 여부는 실무진이 와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어떤 창고형 마트든지 조건이 맞으면, 허가 기준에 맞춰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마트별 비교 분석이나 설문 조사 등도 실시하지 않고 무작정 진행하는 것이, 포항시가 제대로 된 창고형 마트를 유치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한편 코스트코는 호남지역에서 처음으로 인구 26만의 중소도시 전북 익산시에 매장을 내기로 했다. 익산시는 지난 8일 코스트코코리아, 전북특별자치도와 점포 개점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왕궁면에 있는 약 3만7000㎡ 부지에 800억원을 들여 2026년 개장할 예정이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