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할리우드발 흥미로운 가십 하나가 영화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신부들의 전쟁’ 등의 작품에서 호연을 펼쳐 한국 영화 관객에게도 잘 알려진 앤 해서웨이(42)가 5년째 금주 중이고, 여덟 살 아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는 “술잔 들 일이 없을 것”이라 말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와 ABC 등 미국 유수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미 고백한 바 있다. 과거 앤 해서웨이는 술 탓에 일상생활이 지장을 받을 정도의 주당(酒黨)이었다. 대학 때부터 본격적으로 마신 술. 배우 생활을 하면서 주량은 더 늘어났고, 그 음주 습관은 전도유망한 여배우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했다. 그랬던 앤 해서웨이가 “아직은 아들이 나를 필요로 하는 나이다. 아들이 대학에 가면 다시 술을 마시겠다”고 했다니 모정이 술을 이긴 것이다.
‘모정’이란 단어가 나왔으니 떠오르는 또 다른 한 장면. 케이트 윈슬렛(49)은 영화 ‘타이타닉’을 통해 세계적 스타의 반열에 오른 영국 여배우. 수십 만 파운드짜리 드레스를 입고 화려한 시상식장을 드나들던 그녀가 아들을 등에 업은 꾀죄죄한 모습으로 파파라치의 카메라에 찍혔다. 화장도 하지 않은 맨얼굴에 낡고 헐렁한 면바지를 입었음에도 등에 업힌 아들 조 알피를 돌아보며 세상 누구보다 환하게 웃고 있었다. 엄마의 행복이 어디에서 출발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같은 무게의 황금을 준다 해도 아들을 금과 바꿀 어머니는 없다”. 중국 속담이다. 가정의 달로 불리는 5월. 가정의 일상이 행복하게 유지되는데 모정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새삼 거론하는 건 바보짓이다. 부엌에서 아침 짓는 어머니의 손이라도 한 번 잡아주면 좋을 날이 내일이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