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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날만 모습 드러낸 박근혜 전 대통령…끝까지 칩거 왜?

박형남 기자
등록일 2024-04-10 14:03 게재일 2024-04-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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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로서의 품위 지켜-수도권·중도층 표심 고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대구 달성군 비슬초등학교에 마련된 유가읍 제3투표소 앞에서 투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대구 달성군 비슬초등학교에 마련된 유가읍 제3투표소 앞에서 투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기대와 달리 움직이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본투표 당일인 10일 투표를 하기 위해 대구 달성군 비슬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낸 것이 전부다. 

박 전 대통령은 공식선거운동 마지막날까지 대구·경북(TK) 접전 지역은 물론,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대구 달서갑) 후보에 대해서도 지원 유세를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대구 달성 사저를 찾아온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만나 30분가량 이야기를 나눈 것을 제외하고는 사저에서 시간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은 채 이날 투표장에서도 “국민 여러분께서 꼭 투표에 참여하셔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셨으면 합니다”고 짤막한 말만 남겼다. 

당초 박 전 대통령이 최측근인 유영하 후보를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또 국민의힘 조지연 후보와 무소속 최경환 후보가 경쟁하고 있는 경산지역에 박 전 대통령이 조지연 후보를 지원할 것이란 말도 나왔지만 직접 조지연 후보를 격려하지는 않았다. 대신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후보가 조지연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을 뿐이다. 

박 전 대통령의 선거 지원 여부와 관련해 유 후보는 “일부에서 와전된 것일 뿐 실제 유세 지원을 계획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직 대통령은 국가 원로인만큼, 지도자로서의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 박 전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특정 정파를 위해 지원을 호소한다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지원 유세를 하지 않겠다고 한 입장에서 한치의 변화도 없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이처럼 선거 지원 유세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TK의 경우 친박성향의 무소속 후보들이 국민의힘 후보와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 지원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후보는 무소속으로 경산에 출마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던 도태우 후보 역시 무소속으로 대구 중·남에 출마해 국민의힘 후보와 맞붙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침묵이 수도권과 중도층 표심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TK지원 유세에 나설 시 보수결집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수도권과 중도층에서는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여권은 수도권 위기론이 부각될 정도로 중도층과 수도권 공략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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