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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와의 전쟁, 새로운 도약

등록일 2024-04-09 19:38 게재일 2024-04-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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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오랫동안 익숙한 편함을 바꾸는 것이 혁신이다. 혁신에는 저항이 따른다. “시간이 없다, 어렵다” 라고 저항하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다. 개선하고 나면 바쁨이 줄고 더 편해지는 것을 인지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개선 활동의 모멘텀을 끌어내기 위해 바람직한 모습을 제시하고 공감대를 형성시켜 전략에 따라 활동을 전개한다. 야생 코끼리를 산 중턱까지 원하는 시간 내에 가게 하는 것이 혁신이며 성공의 원리는 지속적인 변화관리라 할 수 있다.

중소기업이 밀집한 인천 남공공단에 철도용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동양주공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의 일환으로 포스코의 혁신 지원을 받았다. 인천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시 환경과에서 진단한 결과 열악한 환경으로 3년 내 공장을 옮기라는 통지를 받고 시화공단에 1만평의 공장 부지를 사 놓은 상태였다. 주물 제조의 생산공정은 먼지로 안을 보기 어려웠고 모래 바람이라 할 정도의 열악한 작업장은 시 환경과의 진단을 이해할 수 있었다.

‘먼지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활동 체계를 구성했다. 250명 직원을 전 생산공정의 28개 팀으로 개선활동에 들어갔다. 총무팀, 생산지원팀 등 스탭은 VP(Visual Planning) 활동을 통해 생산현장을 지원하게 했다. 노후화 된 집진기 7대 성능이 67% 수준으로 새로운 집진기 도입을 결정했으나 보류시키고 생산공정의 먼지 발생원을 찾아 나섰다. ‘See Feel&Change’ 슬로건 아래 ‘열 번은 보고 생각하고 개선하자’라며 전 직원 ‘먼지와의 전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다.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절박감에 참여하는 공장 환경개선활동은 10개월 지날 즈음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먼지 발생량은 반에 반으로 줄었고 집진기 성능도 복원하며 새로 도입없이 여유가 생겼다. 작업장과 직원들의 마음은 밝아졌고 공장 이전없이 새로운 도약의 길로 거듭났다.

‘현장에 문제와 답이 있다’라는 말처럼 투자와 기술로 풀리지 않는 문제도 있는 것이다. 문제의 본질을 못 보거나 문제를 푸는 원리를 인지하지 못 하면 돈만 쏟아 붓고 문제는 남는 경우가 있다. 24시간 생산을 하고 있는 직원들이 설비, 생산공정상의 구조적 먼지 발생원을 찾고 문제를 풀어 갈 수 있는 것이다. 전 직원이 먼지 발생원을 도출하고 함께 토론하며 풀어가고 개선이 어려운 먼지는 집진기로 해결한다. 만약 집진기를 새로 도입했다면 먼지 발생의 문제를 인정해버리는 셈이고 후처리 대책만 세우는 모양이 되어 쾌적한 생산 환경은 요원하게 되는 것이다.

석회가 쌓여 오른 쪽 어깨가 아프면 칼로 수술한다. 6개월 후 재발한다. 오랫동안 오른 팔을 사용하다 근육이 오른 쪽으로 쏠렸고 뼈와 근육의 마찰로 석회가 쌓이고 통증으로 이어진다.

인체파동 원리대로 근육 균형을 잡아주면 어깨 수술없이 문제는 사라진다. 전 직원이 문제 본질로 접근한 것이 시화공단으로 이전하는 일도 사라졌고 내일을 향해 도약하는 기회가 되었다. 문제의 인식과 풀어가는 원리에 따라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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