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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정치 심판날

등록일 2024-04-07 19:33 게재일 2024-04-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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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논설위원
우정구 논설위원

정치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대의정치란 국민의 의사를 대표하여 정치를 하는 제도다. 국회의원은 그 지역 주민이 선거를 통해 뽑아 지역을 대표하여 국정을 감독 관리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위임받은 권력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고 권력을 잡은듯 폼을 잡는다면 유권자는 뽑지 않아야 한다. 또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사람이 품위를 잃은 망언이나 쏟아내고 자식 이름으로 돈을 빌려 쓰는 편법대출을 일삼아도 부끄러운줄 모른다면 당연히 뽑지 않는 게 옳은 일이다.

민주당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가 이화여대 초대총장이 학생을 미군 장교들에게 성상납했다는 등 사실관계도 맞지 않는 과거 망언으로 여성단체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또 같은 당 경기 안산갑 양문석 후보는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원을 대출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다.

문제는 이처럼 부도덕한 행위가 명백한데도 후보들이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지역 모두 민주당 우세지역이다. 부도덕한 부분을 뭉개고 우세 판세에 기대겠다는 생각이다.

이번 총선은 유죄선고를 받고 재판 중인 사람들까지 줄줄이 선거에 나서 논란이다. 국회가 범죄자의 도피처가 돼선 안 된다는 거센 비판에도 그들은 아랑곳 않는다. 과거에는 볼 수 없던 나쁜 현상이다.

공자는 제자 자공의 물음에 군대를 버리고, 식량을 버리더라도 백성의 믿음(民信)을 얻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성의 믿음없으면 나라가 바로 서지 못한다는 뜻이다.

나쁜 정치는 나라를 병들게 한다. 민주주의에서 정치인을 잘 뽑아야 하는 이유는 나쁜 정치가 나쁜 사회를 만들기 때문이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유권자는 윤리적 단호함을 선택의 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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