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모 출마자 대상 가능성<br/>TK 후보들 “험지 없어 어려워”
국민의힘이 서울 중·성동을 등 공천 신청자가 몰린 일부 지역에 대해 인력 재배치를 검토하면서 그 파장이 대구·경북(TK) 지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재배치 여부를 놓고 TK지역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공천 신청자 면접이 끝나면 지역 재배치 지역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미 부산·경남(PK) 지역 중진인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의원이 당 요청을 받아들여 험지로 지역구를 옮긴 상태다. 이에 따라 TK지역의 경우 중진 의원을 비롯해 용산 참모들이 출마한 인사들이 재배치 대상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면접이 끝나봐야 알 것 같다”며 “동일 지역에 중요 인력이 몰린 경우 재배치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TK 등 영남 중진 지역구 재배치와 관련해 “강세 지역에서 오래 봉사해 온 중진들은 자체적으로 굉장한 힘을 갖고 있다”며 “그 힘을 우리가 이기는 데 잘 쓰기 위해서 재배치가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PK지역에만 중진 재배치가 집중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서울 등 다른 곳도 꽤 많이 하고 있다. 어느 한 곳만 볼 게 아니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재옥(대구 달서을) 원내대표도 중진 의원들에 대한 지역구 재배치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설 민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당에서 이뤄지는 일들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며 “선거라는 것이 시스템 공천을 하면서 전략적으로 승리가 필요한 지역에 대해선 특별한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 중진들이 그런 과정에서 모범을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TK지역은 PK와는 달리 지역내 험지가 없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TK중진 등을 수도권으로 재배치할 시 경쟁력이 있을 지도 의문이다. 이는 한동훈 공천관리위원장이 약속한 곱셈 공천과는 거리가 멀다.
장동혁 사무총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TK지역은 우리한테 특별히 험지라고 할 만한 곳은 현재로서 없다. 그렇다면 그분들을 재배치해서 두 석 얻을 수 있는 곳이 어디가 있을지”라고 반문하며 “재배치라고 하는 건 비대위원장이 말씀하신 곱셈 공천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변화와 쇄신은 (현역) 하위 10% 컷오프, 하위 30% 감산, 동일 지역 3선 이상 감산, 이런 기준을 적용해서 거기서 새로운 분들이 공천받고 기존 분들이 공천 받지 못한다면 그걸 통해서 변화와 쇄신을 꾀하는 것 외에 인위적으로 어떤 분들을 어디로 강제로 재배치한다? 부자연스러운 방식으로 공천하지 않겠단 말씀은 이미 드렸다”고 세간의 우려에 대해 반박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도 “TK지역은 지역 재배치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으는 데다 대상자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따라서 공관위가 TK지역에 대해선 불출마 종용, 컷오프 방식으로 물갈이 비중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공관위는 당 지지율보다 현역의원 지지율이 낮은 지역을 유력한 교체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국민의힘 지지도가 높은 TK가 이 기준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선 공관위가 컷오프 대상이 되는 TK의원을 대상으로 전화를 돌리는 등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당무감사, 당 기여도, 면접 등에서 감점 요인을 최대한 찾아내서 교체 요인으로 쓰지 않을까”라며 “강압적으로 현역의원들에 대한 물갈이를 하는 것보다 사전교감을 통해 수용하는 식으로 물갈이가 진행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