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경북도 10개 시의회 청렴도 최악 성적 받고도 자정 노력 없어

피현진 기자
등록일 2024-01-16 20:18 게재일 2024-01-17 4면
스크랩버튼
피현진 경북부

경북도 10개 시의회가 최악의 종합청렴도 성적을 받고도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어 자정 능력 자체를 상실한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4일 92개 지방의회(광역의회 17개, 기초 시 의회 75개)의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에 따르면 경북 10개 시·군 의회 중 1등급과 2등급을 받은 곳은 한 곳도 없었으며, 구미·경산·경주시의회가 3등급, 김천·상주·문경·영주·영천시의회는 4등급, 포항·안동시의회가 5등급이라는 성적을 받았다. 청렴체감은 부당한 업무 처리요구가 22.06%로 가장 높았고, 계약업체 선정 관여 19.37%, 심의·의결, 개입·압력 16.18%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평가 결과가 나온지 약 10여 일이 지난 지금 평가 대상이 되었던 시의회 중 단 한 곳도 이번 청렴도 평가 결과와 관련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듯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것이 전부다. 시의회 전체를 대상으로 한 평가다 보니 개개인의 의원들은 이번 평가가 마치 자기와는 상관없다는 듯이 행동하기도 한다. 당연히 자신들을 선택해 시의회에 입성시킨 시민들에게 사과하는 의회 역시 단 한 곳도 없었다.

다만 일부 시의회에서는 이번 평가와 관련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 묻는 기자에 대해서만 ‘청렴’교육을 강화하겠다거나 혹은 관련 자료에 대한 제출이 미흡해 이런 평가를 받았다는 말로 얼버무리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평가가 ‘청렴’교육이 부족해서 일까? 경북 각 시의회는 매년 ‘청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시의회는 이 같은 교육을 목적으로 국내 유명 관광지로 외유를 떠나기도 한다. 과연 그들은 그 길에서 어떤 ‘청렴’에 대한 교육을 받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계획을 묻는 질문에 어떤 시의회는 전 시의원들이 ‘청주’에 가서 ‘청렴’관련 교육을 받겠다고 대답했다. 차라리 ‘청렴’은 관심 없고 우리에게 주어진 4년 동안 (걸리지만 않는다면)할 수 있는 비위는 다 저지르겠다고 답하는게 차라리 솔직해 보인다.

지방자치법 44조는 지방의회 의원은 소관 상임위원회 직무와 관련한 영리 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경북 각 시의회의 의원에 대한 비위(非違) 기사는 매년 수 차례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사실만으로도 이들이 생각하는 ‘청렴’은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지켜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여기서 언급하는 의원들은 전체 의원이 아닌 일부 의원이다. 알 수는 없지만 일부 의원이 맞았으면 좋겠다. 풀뿌리민주주의의 핵심인 지방의회의 존속을 위해서라도 그랬으면 좋겠다.

/phj@kbmaeil.com

기자수첩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