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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한끼라도 드려야 되는데… 고물가에 후원 줄어 ‘이중고’

구경모기자
등록일 2024-01-09 20:21 게재일 2024-01-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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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무료급식소 24곳 운영<br/>한끼 식사비 반찬값에 불과<br/>식자재값 급등에 적자 호소<br/> 아동시설도 정부 지원 역부족<br/>난방·부식비 줄여 버티고 있어<br/>복지시설 경영난 갈수록 악화
포항시 남구 연일읍의 한 무료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 /구경모기자
포항시 남구 연일읍의 한 무료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 /구경모기자

연일 치솟는 물가와 어려워진 경기 탓에 각종 사회 후원이 크게 줄어 들면서 지역의 복지시설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포항지역에서 운영중인 지자체 예산 지원 12곳과 개인 운영 12곳 등 노인 무료급식소 24곳은 최근 식자재비 급등으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곳 지자체 지원 무료급식소에는 1천500명이, 지자체 비지원 무료급식소에는 3천명이 이용하고 있다.

9일 오전 기자가 방문한 포항 남구 연일읍 A무료급식소에는 배식 시작 1시간 전부터 이미 50여명이 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건물 밖까지 긴 대기줄을 형성하고 있던 대기자들은 급식소 문이 열리길 기다리며 입구만 응시하고 있었다.


김모(72)씨는 “매일 외출해 점심을 이곳에서 해결하고 있다”면서 “무료급식소에서 사람들과 어울릴 수도 있어 외로움도 많이 해소된다”고 말했다.


특히 독거노인들의 안식처로 불린 무료 급식소들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냉랭해진 경기 탓에 후원금과 식자재 기부가 크게 줄어들었다.


포항시는 올해 노인 무료급식소 1인당 한 끼에 3천500원으로 계산해 예산 13억2천700만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무료급식소 운영자들은 “연일 고공행진하는 물가에 비해 지원금이 턱 없이 부족한데 후원금은 오히려 줄고 있어 식단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A무료급식소 관계자는 “후원은 많이 준 반면 식자재 값은 급등, 사비로 월 300만원 가량의 식자재비 적자폭을 충당한 적도 많다”고 말했다. 현재 포항시의 한끼 3천500원 지원금은 사실상 반찬값에 불과한 실정이라 식자재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밥과 김치는 후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


포항 북구 B무료급식소측은 “후원이 줄어 들어 비축해 둔 김치와 쌀이 동날까 걱정이 태산”이라고 우려했다.


경기 악화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은 지역의 아동 복지시설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가스비와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이 크게 상승해 24시간 난방을 가동해야 하는 지역의 아동복지시설들도 어려움에 처했다.


지난 2022년 보건복지부는 국내 각 아동복지시설에 대해 매월 기본 운영비로 전년보다 1만원 증가한 63만원을 지급하고 있으나 그후 전기료에다 네 차례나 도시가스 등 난방비까지 인상,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포항시는 지난해 2월지역아동센터 등 67곳에 1·2월 연 2차례 모두 60만 원씩을 추가 지원하기도 했으나 크게 줄어든 후원금을 메꾸기에는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다.


포항 남구 C아동보호시설 관계자는 “난방비가 인상된 후로는 운영 비용이 부족해 사무실 난방을 가동하지 않을 때가 많다”면서 “부식비도 부족해 아이들의 간식도 많이 줄였다”고 전했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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