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불견’
꼴불견의 사전적인 의미는 “하는 짓이나 겉모습이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우습고 거슬림”이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우린 크고 대단한 일이 벌어지거나 목격했을 때 꼴불견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정도를 벗어났지만, 잘못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행동도 포함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국회의원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국민을 대표한다’이지만 과연 그들이 국민을 위해 대표하는 사례가 얼마나 될까.
국민의 세금으로 개회된 국회 회기 중에 회의에 집중하기보다는 사적인 업무와 행동으로 질타받는 경우를 우린 자주 경험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며 더 크게 목소리를 높인다.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마치 자신이 가진 보도(寶刀)처럼 휘둘러 놓고 남을 탓한다. 이때면 떠오르는 단어가 꼴불견이었다.
국회의 이러한 모습이 어느새 지방 기초의회까지 감염시켰다.
경산시의회는 20일 제250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2024년도 본예산과 상정된 안건을 처리했다.
방청석에 앉은 공직자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으나 시의원들 일부는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옆 의원과 잡담을 나누거나 휴대폰 화면을 보는 등 시민의 대표라는 직무에 걸맞지 않은 행동을 서슴지 않았으며 이러한 행동은 지나간 회기 중에서도 자주 목격되었다.
하지만, 이들은 행정사무 감사나 예산심의, 주요 안건 보고 등의 자리에서는 시의원이라는 갑옷을 자랑했다.
또 상임위 활동 중 출석 이후에는 자리를 지키지 않는 시의원도 있는 등 정말 꼴불견의 행동이 판을 치고 있다.
기고만장한 인물들이 많은 국회를 떠나서 서민들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기초의회만이라도 회기에 집중하고 진정으로 지역민을 위하는 의원들이 되었으면 한다.
선거철만 되면 허리가 굽혀지고 얼굴에 웃음을 짓는 선한 얼굴(?)이 아닌 낮은 자를 찾아가며 기초의원이라는 갑옷을 벗고 다정하게 손을 내밀 줄 아는 기초의원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일까?
경산시의회가 21일부터 제251회 임시회를 개회해 의사일정을 진행한다. 이번 임시회에서는 웃는 얼굴로 경산시의원들의 회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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