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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도 수능시험을 볼까?

안병욱 인턴기자
등록일 2023-11-15 17:45 게재일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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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종합대학 서열 1위는?
'탈북민 1호 인문학 강사' 최금희씨.
'탈북민 1호 인문학 강사' 최금희씨.

북한에도 ‘수능시험’이 있을까? 북한도 우리의 수능과 같은 ‘예비시험’을 본다

‘탈북민 1호 인문학 강사’ 최금희(사진·48·대구가톨릭대학교 박사과정) 씨가 북한의 대학입학 시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씨는 지난 14일 경북대학교 교육대학원 윤리교육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통일문제연구’ 수업에서 북한의 교육체계와 사회문화에 대해 강연했다.

최 씨는 이날 북한의 학제, 과목, 대입 등 폭넓은 주제로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북한에도 수능이 있다”며 “북한 학생들은 우리나라의 수능과 같은 ‘예비시험’을 본다”고 말했다.

북한도 ‘수능 한파’를 겪는다. “남한보다 위도가 높아 겨울철 기온이 더 떨어지는 데다가, 12월쯤 시험이 치러지면서 우리보다 심한 한파 속에서 시험을 본다”고 했다.

북한의 수험생은 ‘예비시험’에서 총 7개 과목을 먼저 응시해야 한다. 예비시험 합격률은 15∼30% 정도지만 도시권이나 지방에 따라 편차가 크다.

시험 과목은 우리와 차이가 크다. 혁명력사1, 혁명력사2, 문학, 수학, 외국어, 화학, 물리가 필수 응시 과목이다.

‘혁명력사’란 김일성, 김정일에 대한 역사 과목이고, 의대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생물’ 과목을 추가로 응시해야 한다.

“북한 수험생은 예비시험을 치기 전 미리 희망하는 대학을 3지망까지 작성하는데, 예비시험을 통과한 수험생만이 매년 2월쯤 치러지는 ‘대학별 고사’에서 학과시험과 체력장 및 면접고사를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국가가 예비시험 성적과 수험생 지망을 고려해 응시할 대학교를 결정한 상태로 통보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대학을 선택해 지원할 수는 없다. 이런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은 전체의 10% 수준에 그친다.

최 씨는 “북한에는 재수생이 있다고 할 수도 있고, 없다고 할 수도 있다”며 “그해 시험에 불합격한 수험생은 다음해 바로 시험을 치를 수 없지만, 직장에 취직해 1년 정도 일하고 나면 추천을 받아 재시험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최씨가 재학생일 당시에는 한국의 중·고교 격인 북한 중학교 6년 동안 한 사람이 담임을 맡는데, 그 담임은 글씨체만 봐도 학생이 누구인지 알 수 있어 소위 ‘입시 비리’도 판을 쳤다.

2013년 이후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중학교 3년·고등학교 3년으로 바뀌었지만 현재 역시 입시비리는 여전하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 시대에 들어 대학 순위를 처음 발표했다”면서 “김정은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강조하면서 1∼3급까지 단과대별 순위를 발표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20년 2월 10일자 북한 '로동신문'에 실린 북한의 대학순위.
2020년 2월 10일자 북한 '로동신문'에 실린 북한의 대학순위.

2020년 2월 기준 북한의 대학순위 자료에 따르면, 중앙대학 1위는 김일성 종합대학, 사범대학 1위는 김형직 사범대학, 교원대학 1위는 평양교원대학, 도급대학 1위는 청진의학대학으로 발표됐다.

한편 최 강사는 1998년 탈북한 후 대구에 정착해 경북대 중어중문학과 노어노문학을 공부했다.

이어 같은 대학원에서 러시아문학 석사와 아주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현재는 대구가톨릭대 다문화학과 박사과정을 밟으며 사회통합연구를 하고 있다.

 /안병욱 인턴기자 eric400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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