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어민 A씨(69)는 9.77t 어선 선장 겸 선주다. 최근 울진후포에서 어선을 수리, 선체 및 기관 검사를 받고 울릉도로 건너왔다. 그런데 울릉도 도착 시각이 밤 9시. 울릉도 근해에서는 야간 운항했다.
울릉도 근해는 각종 조업과 공사현장, 여객선 등 선박들의 운항이 잦아 야간에 운항하면 위험하다. A씨가 야간 운항한 이유에 대해 일반사람들의 들었을 때 황당한 느낌이 든다.
A씨는 올해 오징어조업을 위해 울진후포로 건너가 조선소에서 상가 어선을 수리하고 엔진도 점검했다. 그런데 A씨 어선은 5년에 2번씩 시행하는 선체검사와 기관검사를 받아야 했다.
선체는 상가해 놓고 검사할 수 있지만 기관검사는 어선을 바다에 띄워놓고 한다, A씨는 후포에서 기관 기관검사를 마치고 출발한 시각이 낮 12시40분, 어선은 속력이 늦어 이날 밤 울릉도에 도착한 것이다.
기관검사 때문에 야간 운항을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선박 및 기관검사를 담당하는 기관이 포항에 있어 검사관이 출근해서 후포까지 올라와 검사하면 후포에서 늦게 출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울릉도 어민들의 설명이다.
물론 전날 바다에 어선을 띄워 놓고 검사받고 아침 일찍 출발하면 되지만 최근 오징어불황으로 적자를 보는 어민들이 수리비도 부담이지만 후포에서 며칠 동안 쓰는 경비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하루라도 빨리 들어와야 한다.
선박 및 기관 검사는 선박의 안전을 위해 시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검사 때문에 오히려 위험한 운항을 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선장 겸 선주 B씨(69·울릉읍)“울릉도 어선들은 검사를 제때 마음대로 받을 수 없다”며“검사관을 기다리다가 늦게 검사를 마치고 출발하려 했지만 기상악화로 통제 돼 후포에서 3일 동안 묶인 일도 있다”고 말했다.
검사관은 선박의 안전을 위해 뭍에서 존재한다, 하지만 어민들은 망망대해 바다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검사기관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