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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직무연수인가, 연예인 콘서트장인가 ‘눈살’

심상선기자
등록일 2023-06-01 19:40 게재일 2023-06-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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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교육청 사립유치원 대상 ‘마음챙김’ 프로그램 3시간 중<br/>강의 40분 제외 대부분 공연행사로 채워 교원들 “실질적인 도움 안돼”

대구시교육청이 최근 추진한 한 직무연수가 본래의 취지를 벗어난 공연행사로 전락해 빈축을 사고 있다.

연수 일정 절반 이상을 유명연예인 출연 등 공연행사로 채워지면서 직무연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서다.

1일 대구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지역의 한 대학 수련관에서 사립유치원 교원 500여명을 대상으로 마음챙김 직무연수를 운영했다.

마음챙김 직무연수는 다양한 현장체험과 심신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교원들의 심신 회복을 돕기위해 실시하고 있다.

통상 20∼50명 정도의 인원이 참여해 교육적인 프로그램 등을 구성해 연수를 진행하지만, 이번 연수는 수백 명이 참여해 집합 대면 형식으로 치러지면서 이례적인 직무연수란 시각도 많다.

이날 연수는 오후 5시 40분부터 개회식을 시작으로 교육감 우수교사 표창, 강의, 힐링 콘서트 등 3시간 동안 진행했다.

하지만, 연수와 직접적으로 관련한 내용은 대구시교육청 해당 장학관의‘교직 스트레스 현명하게 대처하기’ 40분 짜리 강의가 전부다.

이후 전체 시간 180분 중 100분을 학부모 공연 외 한류스타 가수 황치열, 싸이버거 등이 출연하는 공연행사로 채워지면서 직무연수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수에 참여한 한 교원은 “대구시교육청이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사립유치원 교원 마음챙김 직무연수가 갑자기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는 콘서트장으로 바뀌어 당황 스러웠다”며 “이런 식이면 다음 행사에 예산을 지원받지 못할 수도 있는데 우려가 앞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립유치유치원 대상 직무연수가 처음으로 열린 만큼 정확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했는데 본질에서 벗어났다는 목소리를 내는 참석자들이 많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참가자는“직무연수 장소인지 콘서트 장인지 구분이 안될만큼 공연행사에 치우친 것 같아 연수 장소가 맞는지 의심스러웠다”면서 “연수 본래의 취지에 부합하는 교육적인 요소가 충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스승의 날을 맞아 장기간 지속한 코로나 중에 교육현장을 잘 이끌어 준 사립유치원 선생님들을 위한 위로와 힐링의 시간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며 “앞으로 연수 추진 시 현장의 의견을 좀 더 면밀하게 수렴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연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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