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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탈 명장이 쓴 하회탈의 모든 것

백소애 시민기자
등록일 2023-05-16 19:55 게재일 2023-05-1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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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탈, 표정의 미학’을 집필한 목공예명장 김완배 씨.

하회탈은 국보 제121호로 지정된 고려 중엽(추정)에 제작된 나무탈이다. 안동 하회마을의 허도령이 제작했다는 전설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회탈은 상하 좌우의 움직임에 따라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인간의 희로애락이 표현된 제작기법으로 뛰어난 작품성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계층, 인간군상을 대표하는 14개의 탈로 제작됐으나 3개는 분실되고 현재 10종 11개의 탈이 전해지고 있다. 1964년 국보로 지정된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위탁 보관하다가 지난 2017년 12월 27일 고향 안동으로 돌아와 현재는 안동시립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

하회탈 귀향 5주년을 넘기며 의미 있는 하회탈 연구서적이 나왔다. 국가무형문화재 목조각상 이수자이자 대한민국 목공예명장 김완배씨가 집필한 ‘하회탈, 표정의 미학’(안동시립박물관 발행)이 바로 그것.

그간의 하회탈 연구가 학자들에 의한 연구였다면 오랜 세월 하회탈을 직접 깎아온 목공예명장이 전해주는 하회탈 이야기가 주목받고 있다. 그는 “하회탈을 깎는 과정에서 전통적 기법을 찾아가고 탈의 원형에 접근해가면서 받은 느낌과 감동을 기록해서 남겨야 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용기를 냈다”며 집필의 계기를 밝혔다. 일과 집필을 병행하다 보니 꼬박 5년의 시간이 흘렀다.

“탈 깎는 일에 익숙하지 글 쓰는 일에는 영 서투르지요. 그래도 기존 연구자들의 생각과 다른 부분이 있었고 그걸 내가 정리를 해야겠다는 마음은 항상 있었어요.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 일하는 중간에도 한 구절 두 구절 생각나는 부분이 있으면 메모해놨다가, 일 마치고 저녁에 집에 가서 독수리 타법으로 타자를 쳤어요.”

그는 ‘하회탈은 밝혀진 사실보다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 훨씬 많은 신비로운 탈’이며 연구자가 아닌 현장에서 하회탈을 깎아온 장인의 마음으로 하회탈의 실체에 다가서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특히 ‘하회탈의 구성과 성격’, ‘하회탈 제작과정’,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예능탈놀이의 비교’를 통해 기존 연구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부분에 대한 연구와 분석이 돋보인다.

하회탈은 각시, 양반, 선비, 이매, 할미, 초랭이, 중, 부네, 백정, 주지탈을 통해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사회적 신분과 연결해 표현해낸 것이라 한다. 반세기에 걸쳐 하회탈을 직접 깎아오면서 그 원형에 다가가고자 시행착오를 거듭한 장인의 비밀노트가 공개된 것이다.

후일, 어느 학자가 하회탈의 모든 신비를 밝혀주길 바라며 오늘도 작업실에서 그는 양반과 이매, 초랭이를 만나고 있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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