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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효자각’서 효심을 되새기다

류중천 시민기자
등록일 2023-05-07 20:00 게재일 2023-05-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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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 가득한 들녘을 지나 많은 사연을 실어 나른 철길이 가로지르는 마을 봉화 법전면 엉고개길 아현. 철길 밑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면 네댓 가구가 살아가는 작은 마을이 보인다.

속이 빈 느티나무 한그루, 그간 풍상이 오죽했으면 원목은 검게 삭았는데 봄과 함께 소생하여 금홍달의 효행을 후대에 전하려는 듯 안간힘을 다해 견디는 모습이 가상하다. 효자 금홍달이 부모 봉양을 위해 지은 애일당과 물고기를 기르던 연못 주변은 야생화와 철쭉의 도란거림, 바람 소리, 새 소리로 가득했다.

봉화군 법전면 풍전2리 엉고개 아현마을, 효자 애일당 금홍달의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이다. 1808년 순조 8년에 정려비가 내려진 마을이기도 하다. 돌담이 지형 따라 정자 삼면을 감싸고 정면 앞으로 커다란 연못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집의 연못, 연꽃과 돌 하나에도 부모를 모시는 애틋한 마음이 깃들어 있어 고운 향기로 다가온다. 금홍달은 본관이 봉화로 ‘망안가’와 ‘금씨수친곡’이 전해질 정도로 효성이 지극했던 사람.

부친상을 당했을 땐 몸이 쇠약해졌는데도 모친 봉양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삼형제가 한 방에서 기거하며 좋은 날과 절기에 음식을 장만해 잔을 올렸으며, 어린애처럼 색동옷을 입고 춤을 춰 부모를 기쁘게 했다.

모친이 입맛을 잃을까 걱정해 연못을 만들고 물고기를 길러 날마다 구워 드렸고, 나이가 많아지고 병치레가 잦아 침상에 누워 있자 밤낮으로 음식 시중에 잠자리까지 살폈다고 전한다.

이어진 철길 너머로 한적한 들녘. 양지 바른 산기슭에 넓게 잔디를 깔고 봄 햇살 한가득 안은 금홍달 효자각 안에는 ‘효자 금홍달 지각(孝子 琴弘達 之閣)’이라 적힌 비문이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효’는 인간의 근본이며, 이어가야 할 정신이다. 정려각을 찾은 시간은 오늘을 사는 우리를 돌아보고, 또한, 나를 돌아본 귀한 시간이었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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