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 설찬석 포항경주공항장<br/>1970년 개항, 한때 年 100만 여객 <br/>2014년 KTX 개통돼 침체 겪다<br/>지난해부터 다시 반등하기 시작<br/>여객 실적 24만9천명 기록하며<br/>1년 만에 ‘안전한 공항’ 1위 등극
영남권의 새로운 경제적 토대가 될 대구·경북신공항부터 오는 2025년 개항을 준비 중인 울릉공항까지 대구·경북 지역에 열릴 새 하늘길에 대한 관심이 연일 커지고 있다.
포항과 경주의 하늘길을 책임지는 설찬석(58·사진) 포항경주공항장을 최근 만나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지난해 2월 포항경주공항장으로 부임한 설 공항장은 30년간 한국공항공사에서 일한 공항 전문가로 부임한 이후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공항’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앞서 김포행 노선과 제주행 노선 두 가지 국내 노선을 운행하던 포항경주공항은 지난 2014년 포항KTX역이 개통되면서 김포행 노선 이용객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한해 동안 6만5천여 명이 포항경주공항을 이용하는데 그쳤고 무려 137억원의 적자가 났다. 다음 해인 2021년은 15만명으로 여객수가 2배 이상 증가하긴 했지만 127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그해 실시한 ‘안전하고 편리한 공항 인식’ 조사에서 한국공항공사 14개 공항 중 13위를 기록하는 등 포항경주공항은 꾸준히 침체를 겪었다.
설 공항장은 “1970년 개항 이후 한때는 연간 100만명이 넘는 여객 규모를 자랑했지만 지난 2014년 포항KTX역 개통과 함께 여객이 급감했으며 자연스레 공항의 위상도 추락했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쳤다. 지난 2020년 7월부터 진에어, 공항공사, 포항시가 협업을 해서 항공기가 재운항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 고군분투하던 포항경주공항이 반등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였다.
우선 김포행 노선 정가가 KTX와 비슷한 수준까지 인하돼 탑승률이 소폭 개선됐고 제주행 노선은 작년 평균 탑승률 65%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힘입어 KTX역 개통 이후 최대 실적인 여객 24만9천명을 기록했으며 같은 해 14개 공항 중 13위에 그쳤던 ‘안전하고 편리한 공항 인식’ 부분에서 1위를 기록했다.
14개 공항 중 13위를 기록한 공항이 1년 만에 1위에 자리에 오르는 그야말로 ‘꼴찌의 반란’을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설 공항장과 직원들이 엄청난 노력과 땀을 쏟은 결과다.
그는 “우리 공항처럼 지방에 있는 중·소형공항들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는 지역민의 교통 편의를 위함이다”며 “지역민을 위한 공항인 만큼 주민들과 함께 동고동락하기 위해 대소사를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힌남노 피해복구 현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구호물품을 나눠주고 자원봉사를 함께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고 말했다.
특히 “작년 7월 국내 최초로 기존의 ‘포항공항’에서 ‘포항경주공항’으로 명칭을 변경한 것도 지역민들에게 좀 더 친숙해지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이 잘 돼야 공항도 잘 된다는 일념으로 공항에서 자체적으로 포항과 경주의 주요 관광지를 홍보하는 영상을 제작하는 등 지역과 함께 상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끝으로 그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2025년 12월 울릉공항이 개항한다면 포항경주공항의 위상은 한층 더 올라갈 것”이라며 “포항경주공항은 다가올 지방시대에 환동해권의 중심 공항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역민들과 함께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