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채기 하다가 허리를 뜨끔했는데 꼼짝을 못하겠어요.” “바닥에 있는 물건 집다가 삐끗했는데 움직일 때마다 허리가 아파요.” 이런 일로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가 많다. 생각해보면 이게 허리를 다칠 만한 일인가 싶은 경우가 많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옮기다가 다쳤다면 쉽게 이해라도 될텐데 말이다. 이렇게 별거 아닌 이유로 급성 요통이 오는 것은 평소 허리에 좋지 않은 생활습관 때문에 허리 근육과 인대에 피로가 누적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허리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서는 걷거나 누워 있는 것이 좋고 비스듬히 앉아 있는 것이 가장 나쁘다. 등받이가 없는 바닥이나 의자에 오래 앉는 것도 아주 나쁘다. 앉은 자세는 허리 근육에 과도한 긴장을 주고 배의 압력을 증가시켜 디스크 내의 압력을 높이고 디스크의 노화를 촉진한다.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할 경우 허리를 꼿꼿하게 펴야 하는데, 이 자세가 힘들 때는 일어서서 허리를 구부리고 펴기를 수차례 하고 2∼3분간 걸은 후 다시 바른 자세로 앉아야 한다.
허리 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허리에 무리를 주는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평소 꾸준한 허리 운동으로 허리 근육을 단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를 굽히면서 물건을 들어 올릴 때 삐끗하면서 허리 근육을 다치는 경우가 많다. 허리를 꼿꼿이 펴고 한발을 내민 상태에서 무릎과 고관절을 굽혀 물건을 드는데, 이때 물건을 배에 밀착시키는 것이 좋다.
평소 허리에 좋지 않은 운동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척추는 전후좌우로 움직일 때보다 회전할 때 더 큰 압박을 받는다. 통쾌한 스윙이 매력적인 골프는 척추에 큰 부담을 주는 운동이다. 가만히 서 있을 때 척추에 가는 부담이 100이라면 스윙할 때의 부담은 220이다. 더구나 중년에는 근육의 탄력이 떨어져 허리 통증이 생기기 쉽다.
이렇게 허리 부상을 막기 위한 노력을 했음에도 허리가 아프거나, 하는 일이 바빠서 허리 건강을 돌볼 겨를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한약 처방을 복용하는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에는 십종요통이라 하여 허리의 통증을 증상과 원인에 따라 10가지로 구분하고 각각에 맞는 효과적인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에는 스트레스나 긴장이 많아져서 생기는 기요통(氣腰痛), 만성적으로 위장이나 대장 등의 소화기가 나빠서 오는 식적요통(食積腰痛), 노화 또는 신장의 기능이 약해지고 호르몬 분비가 부족해져서 오는 신허요통(腎虛腰痛) 같은 것도 있다. 이 경우는 양방에 가서 검사하면 원인 불명의 만성 요통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한의사의 정확한 변증을 통해 한약을 투여하면 오래 앓던 요통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허리가 아파서 꼼짝 못하는 경우에 디스크가 터진 것이 아닌지 걱정한다. 하지만, 요통 환자의 90프로 이상은 ‘비특이성 요통’ 즉, 디스크와는 상관없이 근육이나 인대에서 오는 통증이다. 가까운 한의원을 내원하여 허리디스크를 가려낼 수 있는 이학적 테스트를 해보고, 만일 문제가 발견되면 양방의 전문병원으로 가는 것이 훨씬 시간이나 비용 면에서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