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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국힘, 보수 텃밭 지지율 ‘출렁’

고세리기자
등록일 2023-04-17 20:14 게재일 2023-04-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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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만에 다시 50% 아래로 뚝<br/>美 도·감청 등 잇따른 악재 영향<br/>윤 대통령 지지율도 빠지는 모습

대구·경북(TK)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50% 아래로 떨어지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 지도부의 잇따른 설화에 이어 ‘미국 정부 도·감청 의혹’ 등 겹악재로 지지율이 요동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17일 리얼미터가 지난 10∼14일 유권자 2천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TK지역 국민의힘 지지율은 48.4%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54.6%보다 6.2%P 하락한 수치이다. 반면, 사법 리스크 등으로 내홍을 겪던 더불어민주당의 TK지역 지지율은 39.6%로 전주대비 9.2%P나 올랐다. 국민의힘 전국 지지율은 33.9%로 전주 37.0% 대비 3.1%P 하락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기간 2.9%P 높아진 48.8%을 기록했다.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TK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은 미국 도·감청 이슈와 국민의힘 내홍, 잇따른 설화 등이 작용을 했다는 분석이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대일 이슈’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미국 도·감청 의혹이 배턴을 이어받아 외교·안보 분야 이슈가 또 정국을 강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슈를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악의적 도청 없었다’ 발언 등, 한미 간 발표 혼선이 국민 자존심과 우려를 증폭해 (지지율에) 직격탄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의힘은 최고위원들의 연이은 설화에 전광훈 목사와 홍준표 대구시장의 설전까지 가세했고, 홍 시장에 대한 ‘당 상임고문 해촉’ 논란까지 일어나 내부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덩달아 TK지역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도 빠지는 모습이다. TK지역의 경우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3.9% 낮아진 48.9%, 부정평가는 3.1% 높아진 47.9%로, 오차범위 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련의 현상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성격과 연결짓는 모양새다. 그동안 보수 진영 대통령은 든든한 정치적 기반이 있었다. 박정희·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경우 TK지역에 뿌리를 뒀던 것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지난 2021년에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TK출신이 아닌 서울이 고향이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에서는 “정치 이력이 없는 데다 지지기반이 취약한 것이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윤 대통령이 지난 1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데 이어 김기현 대표가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을 방문해 보수층 결집에 나섰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조사는 무선 97%·유선 3%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0%였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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