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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이재명, ‘돈 봉투’ 정국 정면돌파

고세리 기자
등록일 2023-04-17 20:14 게재일 2023-04-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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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회의 앞서 대국민 사과<br/>“송 전 대표에 조기 귀국 요청” 등<br/>  신속·공정한 수사로 입장 선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당 안팎의 여론이 더욱 악화되는 기미가 보이자 정면돌파를 통해 이를 차단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당초 자체 진상 규명을 하겠다는 입장을 선회하고 “이번 사안은 당이 사실을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면서 “수사기관에 정치적 고려가 배제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의혹의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해서는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불거진 의혹에 대해 민주당은 검찰의 ‘기획성 수사’, ‘정치적 탄압’이라며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 대표는 그러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의혹에 대한 녹취 등 상세한 정황이 언론 등에 공개된 만큼 더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검찰 수사기관보다도 더 실력 있는 분들로 채워 아주 가차없게 성역 없이 엄혹하게 전반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송 전 대표의 귀국을 촉구하며 “본인과 본인 주변에서 벌어진 일”이라면서 “지금 남의 문제 보듯이 외국에서 빙빙 도는 건 비겁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원욱 의원도 라디오를 통해 “송 전 대표는 일탈행위라고 했지만 국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최소한 정치적 책임은 정치인으로서 져야 하는 문제다. 조기 귀국하고 그 문제에 대해 해결하기 위해 철저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송 전 대표가 하루빨리 귀국해 검찰 수사를 받을 것을 지적하는 등 총공세에 나섰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온갖 정의로운 미사여구로 국민 표심을 사려 했던 민주당이 알고 보니 뒤에서는 돈 봉투를 살포하며 금권 선거를 자행했다니 국민적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심에 있는 송영길 전 대표는 하루빨리 귀국해서 돈 봉투 살포 의혹을 밝히는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마땅하다”라며 “관련자들 역시 대국민 사죄는 물론이고, 수사 협조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재옥(대구 달서을)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송 전 대표가 즉시 귀국해 당당하게 조사받고 진실규명에 협조하는 것”이라며 “돈 봉투를 주고받은 모든 사람이 스스로 죄를 고백하고 검찰 수사에 자발적으로 협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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