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원내대표 경선 출마 선언<br/>윤 “협상·지혜로 이기는 대표로”<br/>김 “수도권 바람몰이 선봉 될 것”<br/>TK 정치적 위상회복 여부 관심
3선의 국민의힘 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이 4일 “꼼꼼한 원내 전략, 쌍방향 당정 소통, 탁월한 대야 협상으로 힘 있는 여당과 반듯한 국회를 다시 세우겠다”며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했다.
이날 오전 4선의 김학용 의원에 이은 두 번째 출마다. 막판까지 출마 여부를 저울질했던 윤상현 의원은 불출마 하기로 했다. 이로써 3일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7일)은 대구·경북(TK) 대 수도권의 지역 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폭주에 맞서 국회를 정상화하는 일, 윤재옥이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20대 국회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던 드루킹 댓글조작 특검 실무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내세웠다.
윤 의원은 “탄핵 직후 분열된 힘 없는 야당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협상하고 또 협상해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냈다”며 “협상의 전략과 지혜를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또 경쟁 후보인 김 의원이 내건 수도권 원내대표론을 겨냥해 “수도권 원내대표가 수도권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지난 여러 선거에서 경험했다”며 “총선 승리는 지역 안배가 아니라,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의 결과물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원내대표가 아니라 이기는 법을 아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김 의원도 같은날 국회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바람몰이의 선봉이 되겠다”며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121석이 걸린 수도권이 관건이지만, 국민의힘은 고작 19석에 불과하다. 솔직히 최근 분위기도 매우 좋지 않다”며 “총선 승리 공식은 간단하다.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따뜻한 보수, 역사 앞에 당당한 보수를 실천하고, 정의와 공정이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을 만들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20·30 세대에 희망을 주는 정책, MZ 세대와 중도층이 중시하는 정의와 공정의 가치에 기반한 정책으로 지지를 확 끌어올리겠다”며 “포퓰리즘에 입각한 퍼주기 방식이 아닌 사회적 약자를 위한 맞춤형 지원 정책을 통해 따뜻한 보수의 가치를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의원은 또 각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의원들을 ‘스타플레이어’로 만드는 감독 역할을 맡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TK의원들은 윤 의원의 당선 여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체면을 구긴 TK지역이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통해 추락한 정치적 위상을 회복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당 대표에 이어 원내대표 후보까지 영남에서 배출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영남 지역당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TK원내대표를 노리는 윤 의원으로서는 이를 극복해야만 한다.
지역의 한 의원은 “TK정치권을 생각했을 때 윤 의원이 당선되어야 한다”면서도 “TK 내에서도 표 이탈 움직임이 있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 의원이 당선되기 위해선 영남당 프레임 극복과 TK의원 등 영남권 결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런가 하면 당내에서는 친윤 주자들이 나와 수도권이냐 TK냐는 지역구도만 나뉠 뿐 당 운영 전략이나 대통령실과의 관계 등에서 각이 서지는 않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 등록은 5일까지로, 당은 오는 7일 의원총회를 열어 원내대표를 선출할 계획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