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전 포항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br/>단원 개개인의 음악적 발전과<br/>풍부한 콘텐츠 프로그램으로<br/>장르 넘나드는 감동 선사해야
“2008년 2월 신년음악회를 마지막으로 포항시립교향악단을 떠났으니 올해로 15년이네요. 포항시향을 사랑하는 모임 외에도 많은 시민의 사랑이 있었기에 고향을 더욱 잊을 수가 없었죠. 아직도 가끔 명절에 포항에 가면 저를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
포항 출신으로 부산대 음대 교수에서 은퇴해 지난 2015년부터 부산대 명예교수로 있는 박성완 전 포항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1998년부터 10년간 포항시향 상임지휘자를 지낸 그는 국내에서 잘 알려진 중견 지휘자로서 현재도 다양한 연주회를 통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박 교수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음악원에서 지휘를 공부하고 Maastricht(마스트리히트) 음악원에서 전 과정을 마쳤으며 최종학위 UM DIPLOMA(전문지휘자)로 졸업한 뒤 네덜란드 Sittard Kamer(싯타르트 카머)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1983∼1985년)에 이어 대구시향 제4대 상임지휘자(1991∼1993년), 울산시향 초대 상임지휘자(1994∼1997년), 경북도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2010∼2014년)를 지냈다.
2001년 포항라이온스 봉사문화대상, 2007년 부산음악상, 부산대학교 2009년 Premier 교수, 2011년 예술대학 최우수 강의 교수 선정 등 여러 수상이 그의 화려한 음악 인생을 말해준다.
최근에도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 명예 지휘자 외에도 부산 지역의 민간 교향악단과 오페라단 및 청소년 교향악단의 운영자문위원의 역할을 함으로써 지역 음악계의 큰 버팀목이 돼주고 있는 그를 지난 11일 만나 근황과 포부를 들어봤다.
-포항시가 포스코의 이미지를 넘어 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포항은 경북을 대표하는 제1의 도시다. 그리고 세계적인 산업체인 포스코가 있음이 자랑스럽다. 세계 모든 선진국의 도시민들은 문화자산을 아끼고 향유하면서 자랑스럽게 내세운다. 포항시립예술단의 역사는 짧지만, 꾸준히 가꾸고 육성하여 포항문화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관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기왕이면 ‘포항예술의 전당’이 어울리는 곳에 아름답게 건립되기를 꿈꿔본다.
-부산대 재직 중에는 다양한 지휘 활동을 했는데, 퇴임 후에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8년 전 교수직에서 정년 퇴임하였을 뿐 아직도 그 퇴임의 감정을 못 느끼면서 배전의 열정으로 부산에서 연주 활동과 후진양성을 계속하고 있다. 부산 챔버뮤직 소사이어티 오케스트라와 함께 교향곡과 협주곡 레퍼토리의 순수 클래식 연주회, 국제신문 주최 ‘마티네 유 콘서트’의 가벼운 클래식과 뮤지컬 및 팝 음악 레퍼토리, 경남 경상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전국 6개 도시 순회 연주회 등…. 그리고 창작 의욕이 발동하여 포항지역 문인들의 시작에 관현악곡 교향시, 기악곡, 성악곡 등 작곡에도 열중하고 있다.
-포항시향 상임지휘자로 지내며 느꼈던 보람과 또한 아쉬움은.
△초창기 비상임으로 운영하던 것을 상임지휘자로 취임과 더불어 곧바로 현재의 상임 단원으로 승격 확대 개편하였다. 열악한 좁은 지하연습실을 폐쇄하고 지상연습실을 신축하고 음향 개선을 위한 대강당 내부 리모델링으로 근무환경을 개선하였다. 서울예술의전당 ‘전국 교향악축제’에 초청 참가하여 포항이 철강 도시의 이미지와 균형을 이루는 문화예술의 도시임을 전국에 입증하였다.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 ‘시사모(시향사랑모임)’를 만들어 청중 확보에 노력하였다. 또 일본 자매도시 조에츠 시와의 교류 연주회 등의 해외 연주를 통하여 포항시의 저력을 과시하였다.
-포항시향 및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
△포항시향은 프로 오케스트라다. 각 단원 개개의 음악적 속성을 발전시키면서 일체 융합하여 풍부한 음악 문화 콘텐츠 프로그램으로 최고의 음악적 결과물을 창출하도록 하여야 한다. 클래식 음악에서는 깊은 예술성과 세련된 기교를, 대중음악을 선호하는 시민들에게는 팝 음악을 통하여 정감이 넘치는 따스함과 맛깔스러운 위트를 즐기게 하여야 한다. 또한 문화 소외 장소를 찾아가서 즐거움과 희망을 심어주는 역할,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연주회와 교육프로그램에 열정을 다함으로써 인성교육과 예능교육에 이바지하여야 한다.
-시립교향악단이 주는 도시의 이미지는, 특히 포항시향의 위상과 포항시 문화에 관해 이야기한다면?
△수많은 중소도시의 교향악단은 그 도시문화를 대변하는 첨병 역할을 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삶을 풍요롭게 하여주고 있다. 교향악단은 음악 예술의 대부로서 오페라, 뮤지컬, 발레, 영화음악, 극음악, 민속예술 음악 등등의 모든 연주 형태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교향악단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 포항시에서 펼쳐지고 있는 각종 문화 퍼포먼스에 최대한 활용한다면 시민들은 교향악단의 중요성과 그 가치를 인정할 것이다.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예술가는 정년퇴임이 없다”는 말처럼 지속적인 연주 활동과 창작곡 작업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젊은 음악가들의 민간 연주단체 활동의 후원자로서, 또한 일자리 창출의 멘토로서 계속 노력할 것이다. /윤희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