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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전대 막판… 대통령실 행정관 개입 공방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3-03-07 20:16 게재일 2023-03-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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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황교안 공동 기자회견<br/>“김 후보 사퇴해야…함께 싸울 것”<br/>  천하람 “관련 책임자 징계하라”<br/>  김기현측 “침소봉대·내부총질”<br/>  당원투표율 55.1% ‘역대 최고’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7일 마지막까지 후보 간 충돌이 이어졌다. 당권 주자 간 각종 의혹 제기와 수사 의뢰·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논란·대통령실 관계자 전대 개입 등을 놓고 치열하게 맞섰고, 당원 투표율이 55.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안철수·황교안 후보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 행정관이 단체 대화방을 통해 김기현 후보를 지지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행정관 선거 개입 의혹은 전대가 끝난 후라도 반드시 진실 규명돼야 한다”며 “이 두 사건은 우리 당의 도덕성과 윤석열 정부의 공정성에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김 후보의 사퇴를 주장하며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드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만약 사퇴하지 않는다면 이번 전당대회와 관련 불법 선거와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당대회 개입에 대해 모든 증거를 갖고 함께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에 안 후보는 김 후보가 당선될 경우에 대해 “만에 하나 대표로 뽑힌다면 우리 총선은 정말로 망한다”고 전망했다. 김 후보 당선 시 불복 가능성에 대해선 “그 결과와 상관없이 진상규명 돼야 한다”며 “수사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그 때 판단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황 후보는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을 살리는 것”이라며 “당을 살리기 위한 현명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안 후보와 황 후보는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 천하람 후보도 초청받았으나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김 후보 그 자체가 대통령께 큰 누를 끼치는 민폐 후보”라며 “철저한 감사를 통해 관련 책임자들을 즉각 징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김 후보 측은 “막장 내부 총질”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김 후보 측 김시관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실 해명처럼 행정관이 채팅방에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대통령실 개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침소봉대”라며 “전대 불복과 ‘철수’를 위한 명분 쌓기인가. 패색이 짙어졌다고 선거판을 뒤엎겠다는 것은 분탕을 위한 막가파 정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결선을 치르게 해달라고 하다가 불가능해 보이자, 느닷없이 대통령실까지 때리는 몽니와 어깃장에 당원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며 “‘헤어질 결심’이 아니라면 부디 그 행보를 멈추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의 사퇴 요구에 대해선 “정치적 지향점이 전혀 다른 두 후보가 갑작스레 연대해 김 후보 사퇴를 요구한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만들어낸 촌극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당 분쇄기’라는 안 후보와 보수정당 최악의 패배를 겪은 황 후보가 손잡고 다시 국민의힘을 분열시켜 총선 참패로 밀어 넣으려는 것은 아닌가”라며 “경선에 승복하는 것이야말로 안 후보가 우리 당에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진정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전당대회가 과열 양상으로 흐르자 당 안팎에서는 전대 이후 당 갈등 수습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대표 후보들이 정책이나 비전 제시보다는 ‘윤심’에 과도하게 기댄 소모적 대립을 펼쳐 논란을 키웠다”며 “전대 이후 당 갈등을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과제”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까지 모바일과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로 진행된 당원 투표율이 55.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4, 5일 모바일로 진행된 투표에서 47.51%의 투표율을 기록한 데 이어 투표 불참자를 대상으로 6, 7일 양일간 이뤄진 ARS 투표에서도 7.59%의 당원이 참여한 것이다. 2021년 이준석 전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됐던 역대 최고 투표율 45.36%를 훌쩍 뛰어넘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 당원들이 내년 총선 승리를 간절히 염원하고 있구나, 그 갈망이 투표율로 반영되고 있다”며 “100% 당원투표로 당헌을 개정했는데 그것도 당원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고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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