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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체포안’ 무더기 이탈표 후폭풍

고세리기자
등록일 2023-03-01 20:04 게재일 2023-03-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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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계, ‘배신자’ 색출 나서<br/>비명계 “李, 거취 결단하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안 부결 과정에서 민주당 내 이탈표가 무더기로 확인돼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던 만큼 충격적인 결과가 나오자 당내에서 비명·친명이 나뉘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당 지도부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갈등 수습에 나섰지만,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가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친명계는 비명계를 겨냥해 ‘배신자·정치적 기획’이라며 비난하고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은 이탈표 색출에 나섰다. 민주당 내 친명계로 알려진 김남국 의원은 1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비명계가 (체포동의안 표결 전) 조직적으로 전화를 돌려 가결, 부결, 무효표를 모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정 비명계 의원들이 당 대표에게 ‘내려오라’고 요구하며 당내에서 조직적으로 표를 모은 것은 굉장히 비민주적이고 정당하지 못한 정치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친명계인 5선의 안민석 의원은 이 대표의 거취가 수면위로 오르자 ‘전 당원 투표’를 통한 정면 돌파를 제시하기도 했다.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이탈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 명단을 두고 ‘낙선 명단’이라며 SNS에 떠돌기도 했다. 이에 명단에 오른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SNS에 부결표를 던졌다는 해명 글을 올리는 일도 벌어졌다.

비명계는 책임이 지도부에 있다고 반격하는 동시에 이 대표가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당내 대표적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지난달 28일 CBS라디오에서 “방탄 국회 비판이나 이 대표 스스로 대선 당시 공약한 ‘불체포특권 폐기’를 뒤엎는 데 불편해하는 의원들이 많았다”고 전하며 “그것(기권·무효표)도 (체포동의안) 찬성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의 향후 대응과 관련한 질문에 “당 대표 거취 문제를 앞서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어떤 조치가 필요한 것은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사퇴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명계는 총선이 다가오고 이 대표의 잇따른 사법 리스크로 여론이 악화할수록 ‘이 대표 체제로는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수도권 초·재선 및 무계파 의원들이 뜻을 모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당 내분이 현실화한 가운데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고위전략회의에서 이 대표는 “이번 일이 당의 혼란과 갈등의 계기가 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도 “이 대표는 의원들 개인의 표결 결과를 예단해 명단을 만들어 공격하는 등의 행위는 당의 단합에 도움되지 않는다.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들은 중단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당직자들을 향해서도 “이 부분을 유념해 의원 및 당원들과 소통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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