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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참스승 故이경종선생 추모식…47년 전 제자 구하고 숨져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3-01-18 13:56 게재일 202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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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경종선생 47주기 추모식, 남한권 울릉군수가 추모를 하고 있다 
고 이경종선생 47주기 추모식, 남한권 울릉군수가 추모를 하고 있다

“오늘은 파도가 잔잔하고, 바람도 불지 않고, 눈도 내리지 않고, 춥지도 않습니다, 그때 그날은 왜 그렇게 춥고 강한 바람과 풍랑이 일었는지요” 선생님이 그립습니다. 

47년 전 1월17일 울릉도 천부항 겨울의 한파와 강한 바람, 높은 파도가 몰아쳐 선박이 뒤집히자 바다로 뛰어들어 제자를 구하고 숨진 참 스승을 기리는 추모식이 거행됐다.

울릉도천부초등학교(교장 이형구)는 울릉교육지원청 주관으로 고 이경종교사의 제47주기 추모식을 17일 천부초등학교 교정 내 이 선생 추모비 앞에서 엄숙히 거행했다.

이경종선생 추모 47주기 남군현울릉교육장, 남한권 울릉군수, 공경식의장이 함께 추모하고 있다.
이경종선생 추모 47주기 남군현울릉교육장, 남한권 울릉군수, 공경식의장이 함께 추모하고 있다.

추모식은 남군현 교육장을 비롯해 울릉교육지원청 관계자와 남한권 울릉군수, 공경식 울릉군의회의장, 남진복 경북도의원, 정윤태 북면장, 제자, 학부모 천부초등 교직원, 학생 등 20여 명이 행사에 참석했다.

제47주기 추모식은 천부초등학교 교정, 고 이경종교사의 추모비 앞에서 묵념, 고인 약력소개, 학생 대표의 순직비문 낭독, 분향 및 헌화, 추모사 순으로 진행됐다.

고 이경종 교사 추모식은 1976년 1월 17일 울릉군 북면 천부항 바다에 빠진 두 제자를 구하고 순직한 이 교사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스승의 참사랑과 거룩한 뜻을 후세에 계승시키고자 매년 1월 17일 천부초등학교 추모비 앞에서 열리고 있다.

고 이경종(당시 35세)교사는 1941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1959년 영천 지곡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순직하시는 그날까지 15년 4개월을 봉직했다.

1976년 사고 당일 이 교사는 울릉읍 도동 소재 농협에서 학교 은행 업무를 마치고 주민들이 이용하는 만덕호에 승선했다. 그러나 만덕호가 북면 천부 항에서 갑작스런 기상악화로 풍랑을 만나 전복됐다. 

만덕호 전복 당시 천부초등학생이 승선하고 있었다. 수영에 자신 있었던 이 교사는 뜨거운 책임감 때문에 물에 빠진 두 제자를 구하려고 하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지난1976년 1월17일 울릉도 천부 주민 50여명을 싣고 천부항으로 들어가려던 만덕호가 죄초된 모습 바다에 많은 주민들이 떠 있다.
지난1976년 1월17일 울릉도 천부 주민 50여명을 싣고 천부항으로 들어가려던 만덕호가 죄초된 모습 바다에 많은 주민들이 떠 있다.

이 교사가 순직한지 46주년이 됐지만, 제자를 구하고자 자신의 목숨을 희생, 스승의 참사랑을 실천하신 숭고한 뜻은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다.

만덕호 전복사건은 지난 1976년 1월 17일 폭설이 내린 이날 오후 4시쯤 50명 여명의 주민들 싣고 울릉읍 도동항을 출발 북면 천부마을 천부항으로 들어오던 만덕호가 선착장 앞 20m 해상에서 기관고장과 높은 파도로 전복됐다.

사고 당일 만덕호는 울릉읍 도동항에서 철근 1.7t과 정부 혼합곡 10부대, 라면 15상자를 실은 후 20여 명의 승객을 실었다. 그런데 경찰 검문이 끝난 후 30여 명의 승객을 더 태우고 천부항으로 들어오다가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천부초등학교 교사 이경종(李京鍾) 선생을 비롯해 37명이 사망하는 대참사를 빚었다. 울릉도 개척 이래 최대의 인명 참사로 기록되고 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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