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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 남편과 드론강사 아내의 가족 이야기

민향심 시민기자
등록일 2022-12-25 18:17 게재일 2022-12-2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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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시 용성면 구관서·김성은 씨 <br/>둘 만나 아이만 다섯 대가족 이뤄
구관서 씨와 김성은 씨가 만들어낸 특별한 가족.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위탁 가정 등을 이제 ‘다양한 가족’이라 통칭하게 됐다.

경산시 용성면 미산리에 구관서(50)씨와 김성은(50)씨 가정도 다양한 가족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젊은 이장 남편과 드론강사 아내가 5명(3남2녀)의 아이와 재밌게 그려내는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찾아 그곳에 갔다.

“자녀가 다섯이라니 나라에 큰 기여를 했네요”는 기자의 물음에 부인 김성은씨는 “우리는 두 가족이 하나가 된 특별한 가족”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남편과 아내는 각각 두 아이와 세 아이를 기르다가 지인의 소개로 만나 혼자 아이들을 기르는 일에 관한 어려움을 나누며 친해졌다. 이후 불완전한 가족을 완전한 가족으로 만들고, 서로 기대고 돌보면서 살아가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아이들도 갈등 없이 금방 가까워졌고, 2019년 부부가 된 두 사람은 요즘 보기 드문 대가족을 이루게 됐다고 한다.

김씨는 “맏이(23)부터 막내(11)까지 겹치는 나이가 없이 누나와 형, 동생의 서열에도 문제가 전혀 없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특별한 가족이기에 그에 따르는 어려움도 없지 않았다. 아이들은 사춘기나 진학 문제, 교우 관계 등에서 힘겨움을 겪기 마련이다. 구씨와 김씨의 자녀들도 이를 피해갈 수 없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부부에게 편견의 틀을 깨는데 도움을 준 신앙이었다. 자신들의 신앙 속에서 참고 견디는 방법을 서로 배워나간 것. 이를 통해 쓸데없는 감정의 부스러기들을 다 걷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용성면민은 물론 경산시민이 다 알만큼 호탕한 성격인 남편 구관서씨는 “혼자 아들 둘을 키울 때보다 아내의 가족과 더해지니 행복이 몇 배로 커졌다”고 말한다. 일곱이나 되는 집안 구성원이 넉넉하고 여유롭게 느껴진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생각 같아선 셋을 더 낳아 10명의 가족을 이루고 싶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걱정 없는 가정은 세상에 없다. 하지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해주려는 자세와 마음가짐만 있다면 그들이 가족이 되고 서로에게 평안을 주는 일은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는 걸 느낀 시간이었다.

올해부터 남편 구씨는 이장을 맡아 마을에 새로운 사업을 유치하고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이루려 노력 중이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시청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해가고 있다.

아내 김씨 또한 남편의 일을 돕는 것에 그치지 않고 드론 강사 자격증을 취득해 교육현장에서 아이들과 다양한 교육생들을 지도하고 있기에 마을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부부는 ‘아이들은 부모의 그림자를 따라 자란다’는 속담을 마음에 새기고 산다. 물론 자신들에게 맡겨진 마을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때로는 마을 어르신 집의 담장을 쌓고, 무거운 짐을 옮겨주기도 한다. 면과 시에 서류를 신청하는 것도 이장 몫이다. 이에 이장 부인인 김성은씨도 덩달아 바쁘다. 쓰레기봉투 배달부터 마을 실버합창단 창단 준비, 마을 신문 제작을 위한 모임 개최까지.

두 사람에겐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작은 농촌카페를 만드는 것이다. 용성은 공기가 맑고,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지역. 청정 미나리의 주산지이기도 하다. 이런 장점을 살려 열린 문화공간을 만들고,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다고 했다.

2022년 마지막 길목에서 만난 특별한 가족과 부부 이야기. “우리가 받은 사랑을 사회에 나눠주고 싶다”는 그들의 사연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고 있다. /민향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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