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역대 최대 폭 삭감 58억 중<br/>관광인프라사업에 84%나 몰려<br/>민선 8기 핵심사업 공염불 예상<br/>집행부 “시작도 전에 발목 잡혀”
대구 중구의회가 2023년도 중구 예산을 무더기로 삭감해 지역의 관광 먹거리 사업에 큰 자질을 빚을 전망이다.
14일 중구에 따르면 지난 13일 중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권경숙)는 구청이 당초 제출한 예산안 3천25억원에서 58억원(1.93%)을 삭감한 2천967억원을 의결했다. 역대 중구의회가 삭감한 예산안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삭감이다.
위원회는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 35억원 △동성로 미디어아트 구축 9억원 △대구형무소 역사관 조성 5억원 △동성로 화단조성 1억원 등 총 40개 사업에서 예산을 삭감했다.
이번에 삭감된 예산의 84%가 민선8기 첫발을 내딛는 구청장 공약사항 5대 핵심 공약 중의 하나인 ‘역사문화자산의 보존과 복원을 통한 관광인프라 조성’의 주요 사업들이다.
이와 관련 중구의회 측은 “존폐 위기에 놓인 약령시 내에 이인성 기념관을 조성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또 실제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고 미디어 아트로 공간을 꾸미겠다는 계획은 관광객의 관심을 끌기 부족하다”고 사업 반대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의원들은 “미디어아트로 운영하면 향후 막대한 운영비를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해 ‘돈 먹는 하마’가 될 우려가 크다”면서 “이인성 기념관 조성 타당성 연구 용역을 진행한 결과 좁고 천장이 낮은 공간에 미디어아트를 설치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구청과 의회의 대립은 처음이 아니다. 한강 이남의 최대 감옥으로 불린 대구형무소가 자리했던 삼덕교회에 기념관을 조성하려던 계획의 경우 지난해 12억원의 예산안을 편성했으나, 의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중구는 예산을 5억원으로 대폭 줄여 2023년도 예산안에 포함시켰으나 또다시 의회의 반대에 부딪혔다.
중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줄어들면서 여러가지 신규 관광 사업을 발굴하려고 했는데 의회가 일방적으로 예산을 삭감해 당혹스럽다”며 “여러차례 사업 취지에 대해 설명했으나 의회에서 수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관광 활성화를 위한 구청의 노력이 시작도 전에 발목을 잡혀 현안 사업 추진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의회를 비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