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근해 오징어가 지난해보다 더 많이 잡히고 있지만, 울릉도 어민들은 수입보다 경비가 훨씬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차원의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울릉군수산업협동조합(조합장 김형수)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까지 울릉수협에 위판된 물오징어는 835t, 14만 367급(1급 20마리), 금액은 88억 4천10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많다.
하지만, 올 들어 11월 말까지 울릉수협소속 어선 140여 척이 울릉수협에 위판 한 물오징어는 207t, 3만 4천45급, 총금액은 21억7천500만원으로 전체 위판의 24.79%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올해 11월 말까지 울릉수협소속 어선에 울릉수협 면세유 판매금액이 유류 1만 2천651드럼, 30억 3천413만 12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울릉수협 소속 어선의 오징어 위판 총 금액보다 8억 5천913만 12원이 많다. 유류대(경유)는 오징어 어선들의 대부분 경비로 지출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소비된 유류 1만 9천22드럼, 금액 22억 9천360만 5천723원보다 유류는 6천371드럼 감소했지만, 금액은 오히려 7억 4천52만 4천286원이 증가했다,
지난해보다 유류 드럼 양의 숫자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작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고 유류대 지출이 매우 증가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울릉수협소속 어선 150여 척 중 140여 척이 작업을 했다고 볼 때 1월~11월 말 현재 수입은 1척당 평균 1천550만 원 수준이지만 유류대만 1척당 평균 2천167만 원 정도다
따라서 울릉도 어선은 올해 척당 617만 원 적자다, 오징어 어선은 유류대만 지출되는 것이 아니다. 기타 유류, 어구 등 포함하면 1척당 최소한 1천여만 원은 손해를 보고 있다.
여기에다가 선원 1~2명을 고용한 선주는 1천~2천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외국 선원을 고용한 경우는 13개월(퇴직금 1개월 포함) 월급을 지급하고 의식주까지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연 3천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5일 울릉도 저동항 오전 6시30분부터 수 척의 대형오징어 어선들이 오징어 위판을 위해 입항 했지만, 울릉도 어선 거의 없다.
울릉도 저동항은 동해안어업전신기로 강원도, 경북 동해안, 경남, 부산, 제주 등 육지의 대형 오징어 어선들이 밤새도록 잡은 오징어를 위판하고 있다.
울릉도 근해에 오징어 어장이 형성된다는 소문을 듣고 동·남해 대형 오징어어선들이 울릉도 근해로 몰려들었고 울릉도 근해에서 조업한 오징어 대부분은 울릉수협에 위판하고 있다.
울릉수협소속 20여t급의 비용을 보면 오징어를 잡기 위한 집어 등을 켜 밤새 작업하면 경유를 약 5드럼을 소비, 약 130만 원이 든다. 모빌 등 유류대가 150여만 원, 낚시, 선원 인건비 등 경비가 200만 원이 넘는다.
손해를 보면서 작업을 나가기 어렵다. 지금까지 손해를 보면서 작업을 한 것은 혹시 집히지 않을까 해서지만 계속 출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울릉도 어선 대부분은 작업을 나갈 엄두를 못 낸다.
울릉도 어선들은 1명~3명의 선원이 승선하지만 육지 어선들은 10~14명이 탄다, 따라서 울릉도 어선들은 비용대비 생산이 적은데 반해 육지 어선들은 비용대비 생산성이 다소 있기 때문이다.
오징어가 많이 잡힐 때는 자동 조상기로 잡지만 요즘처럼 적게 잡힐 때는 손을 이용해 수동으로 잡아야 한다. 하지만, 울릉도 어선들은 선원이 없어 거의 100%로 자동 조상기에 의존한다.
선주 겸 선장 한 명 내지는 선원 1~2명 정도 배를 타는데 밤새워 한 사람이 10급(1급당 20마리)을 잡아도 10~20급 정도지만 육지 어선은 선원이 많아 100급~150급 잡는다. 경비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수입은 많은 차이가 난다.
울릉도어선 선주들에 따르면 경유가 드럼 당 10만 원대면 손해를 감소하고라도 출어를 해보겠지만 드럼 당 20만 원이 넘어 유류대 경비만 100만 원을 넘는다며 모험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선주 겸 선장 A씨(69)는 “지난밤에 작업을 나갔지만,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밤중에 들어왔다”며“오징어가 1시간에 1~2마리가 잡히는데 비싼 유류를 소비하면서 밤새도록 조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울릉도 어민들은 벌어도 시원치 않을 판국에 경비를 까먹고 있다. 어민들은 오징어는 조금씩 잡히고 있는데 출어하면 손해를 보니까 출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따라서 울릉도 오징어 어선들은 존폐 위기에 몰렸다. 올겨울을 넘기기 어렵고 내년 출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울릉도 근해에서 생산된 오징어 중 울릉수협에 위판된 외지 어선들의 물오징어는 628t, 10만 5천962급, 66억 6천600만 원(6만 2천909원)으로 울릉수협 전체 위판액의 75.21%를 차지했다.
울릉도 근해에서 조업해 육지의 항·포구로 들어가 위판된 물오징어를 고려하면 울릉도 근해에서 잡히는 오징어 90% 이상을 외지 어선들이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