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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놓칠까… 출장 늦을까… ‘발동동’ 무궁화호 탈선에 대구·경북도 피해 속출

김재욱기자
등록일 2022-11-07 20:04 게재일 2022-11-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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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 열차 30여편 운행 중지<br/>승객들, 타기 전 지연공지 못받아<br/>중간에 내려 택시로 이동 등 불편<br/>코레일, 복구작업 정상화 됐지만 <br/>운행 지연 불가피… 오늘 정상화<br/>탑승객들 “적절한 보상 이뤄져야”
“KTX 출발 지연으로 비행편을 놓칠 뻔 했습니다.”

지난 6일 밤 서울 영등포역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탈선사고 여파로 KTX와 일반열차 운행이 차질을 빚으면서 7일 오전 내내 대구·경북 KTX역 탑승객들의 피해도 속출했다.

이날 포항에 거주하는 A씨(29·포항 남구)는 “가족상을 당해 들어왔다 홍콩으로 돌아가기 위해 오전 9시59분 출발 서울행 KTX편(12시23분 도착)을 정상적으로 탔는데 동대구역 도착 후부터 열차 지연운행 사실을 알았다”며 “사전에 예매 승객들에게 이런 사실을 문자로 미리 알렸더라면 대체 이동수단을 찾았을 건데 이동 중 당하고보니 코레일측의 안일한 대처에 분통이 터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결국 열차가 서울역에 2시간 이상 지연도착 할 것이란 문자를 보고서야 이러다간 비행기를 놓칠게 뻔해 우즈벡으로 가는 대구 승객과 함께 천안에서 내려 1시쯤 택시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달려가 겨우 이날 오후 3시55분 홍콩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A씨는 “코레일측의 대응에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며 “택시비 15만원은 꼭 청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시 A씨 주변에만 10여명의 승객들이 인천공항 출국 예정자들이어서 이들 중 상당수는 비행기를 놓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A씨는 “코레일측이 홈페이지에만 열차 운행 중단 지연사실을 공지하고 실제 이용 승객들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고 열차 타기전에도 도착 지연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로 출장을 가야하는 40대 김모(대구)씨도 “열차 운행이 중지돼 중요한 미팅을 놓칠 상황에 놓였다”면서 “고속버스를 타고 가기에는 너무나도 시간이 급박하고, 도저히 시간에 맞춰 서울을 갈 수가 없기에 미팅을 취소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용객들은 이날 코레일 고객센터로 피해보상 등을 문의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아 큰 불편을 겪었다.

7일 코레일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쯤 열차 운행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오후 3시까지 동대구역을 오가는 열차 30여 편은 운행 중지됐었다. 한편 서울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사고 현장 복구작업이 7일 오후 5시 30분 마무리돼 열차 운행이 순차적으로 정상화가 이뤄졌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오후 5시 30분쯤부터 수도권 전철 급행과 일반 전동열차 운행은 정상화했다.

KTX와 일반열차 운행도 재개됐지만, 사고 여파로 연쇄 지연이 불가피한 상태다. 이날 운행 중지·조정된 열차는 8일부터 정상 운행할 예정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열차 이용에 불편을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국토교통부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등 관계기관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용산발 익산행 무궁화호 제1567호 열차는 지난 6일 오후 8시 52분 영등포역 인근에서 운행하던 중 궤도를 이탈했다. 이 사고로 탑승 중이던 275명의 승객 중 30여 명이 부상당했으며, 열차운행도 7일 첫차부터 오후 4시대까지 모두 195대의 열차가 운행이 중지되거나 단축운행했다.

정상운행이 예정된 열차들도 1∼2시간가량 출발이 지연되면서 서울역 등 주요 역마다 극심한 혼잡과 고객 불편이 이어졌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첫차부터 오후 1시까지 열차 125대의 운행을 조정한 데 이어 오후 1시∼4시 사이 열차운행도 조정했다.

전구간 운행이 중지된 KTX와 일반열차는 118대, 운행구간이 단축되거나 출발역이 변경된 열차는 77대다.

사고복구 때까지 용산역과 영등포역에는 모든 KTX와 일반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 이번 사고와 관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를 강하게 질타했다. 사고 발생이 국토부가 철도안전 비상대책회의를 연 직후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지난 1월과 7월 두 차례 탈선사고가 발생하는 등 올해 들어 철도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지난 3일 철도안전 비상대책회의를 연 바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20년 58건이던 철도사고는 지난해 64건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9월까지 66건이 발생해 이미 지난해 전체 기간 사고수를 넘은 상황이다.

원 장관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 한국철도공사는 이제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며 “승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모든 장비를 동원해 사고 복구와 작업자 안전에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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