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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40대 가장’

민향심 시민기자
등록일 2022-10-30 17:58 게재일 2022-10-3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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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시 4차산단 내 DMS 최경호씨<br/>30대 초 큰 수술 3회 받고 심신 황폐<br/>알바 회사서 정직원된 뒤 결혼 성공<br/>대추 수확기 아이디어 내 시제품 완성
최경호 씨가 개발 중인 이물질 분리형 대추 흡입수확기.
어느 날부터 소문이 돌았다. ‘희망제조기’ ‘불사조’ ‘긍정의 신’이라 불리는 경산 청년에 관한 이야기였다. 3가지 별칭이 예사롭지 않아 경산시 진량읍 4차사업단지에 위치한 회사 DMS를 찾았다. 거기서 소문의 주인공 최경호(41)씨를 만났다.

대구가톨릭대 기계자동차공학부에서 공부한 최씨는 졸업 후 대구 성서공단의 ‘모토닉’이란 업체에서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대기업 자동차 회사와 협력업체의 중간 역할에 한계를 느껴 이직했고, 이후 인생 최대의 위기가 닥쳤다.

30대 초반의 그는 큰 수술을 세 번이나 받았고, 치료를 반복하며 보낸 시간 동안 몸과 마음이 황폐화됐다. 그러나, 천성이 긍정적인 그는 알바로 시작한 DMS에 정직원으로 입사 후 결혼을 하고, 현재는 두 아이의 아빠가 돼 인생 제2막을 준비 중이다.

5축가공, 3축가공, 정밀주조, 3D프린터, 플라스틱 사출 등 모든 시제품에 대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엠에스에서 일하며 타 업체의 개발대응을 주된 업무로 맡아 진행하다가 아이디어뱅크였던 그의 본성이 다시 살아났다.

그는 음주운전방지 키홀더, 층간소음으로 인한 세대간 직접출동 방지 시스템, 택배원을 위한 작업 보조 기계 등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시제품도 만들어 봤지만 제품화하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그의 노력에 관심을 가진 디엠에스에서 ‘이물질 분리형 대추 흡입수확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시제품을 만들게 됐다.

경산대추는 품질이 우수하고 수확량 또한 전국 1위다. 그러나 생산과정에서 발생되는 문제점 또한 정확히 볼 수 있었다. 현재 사용하는 대추 수확기계는 대추를 털어주는 용도로 보급돼 사용 중이지만, 땅에 떨어진 대추를 수거하는 작업은 많은 노동력이 투입돼야 한다. 이물질을 대추와 분리해 수거하려면 별도의 장비 및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

최씨가 개발 중인 선별기계는 대추와 이물질을 동시에 흡입해 버릴 것은 버리고 깨끗한 대추만 상자에 적재할 수 있다.

그가 제품화시킨 ‘이물질 분리형 대추 흡입수확기’는 경산 대추축제에서도 전시됐고, 거기서 시민들을 상대로 장단점을 체크했다. 지금은 무결점 완제품에 도전 중이다.

“제 아이디어의 발상은 생활의 불편함에서 시작됩니다. 제품 생산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용하는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말하는 최씨.

그는 자신의 꿈이 실용화될지는 미지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시대에 발맞춰 SNS를 이용해 제품의 불편함이나 문제점을 접수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고난을 겪고도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 당당한 아버지가 된 최경호 씨. 가장이 되면서 더욱 단단해진 최씨는 고향 경산에서 오늘도 꿈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며 땀을 흘리고 있다.

/민향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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