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비속어 공방’ 본격화 양상<br/> 여 “대한민국 국회 언급을 호도”<br/> 야 “외교 성과 부풀리기 의혹도”<br/> 대통령 직접 해명할지 관심 집중
국민의힘은 비속어 발언 논란을 ‘제2의 광우병 조장’이라는 프레임으로 대응했다. 권성동 의원은 “야당과 좌파언론은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을 제2의 광우병 조작선동의 기회로 이용하고자 했다”며 “대통령과 주변 참모와의 대화를 ‘(미국)국회에서’, ‘바이든은 쪽팔려서’와 같은 자막을 달아 뉴스에 내보냈다. 자막이라는 시각적 효과를 통해 음성을 특정한 메시지로 들리도록 인지적 유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윤 대통령 발언에 이어 박진 외교부 장관이 ‘야당을 잘 설득해 예산을 통과시키겠다’고 답변했는데, 이 부분을 보도하지 않았다”며 “박 장관이 말한 야당은 미국이 아니다. 즉 애초부터 ‘미국’이나 ‘바이든’을 자막으로 쓸 이유 자체가 없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대통령 발언 중 가장 분명히 들리는 첫마디는 ‘국회에서’이다”며 “결국 대통령께서 국회라고 언급한 것은 대한민국 국회임이 분명한데, 이를 느닷없이 불분명한 뒷부분을 바이든이라고 해석하며 미의회와 미국 대통령을 비하한 것이라 호도하고 국가망신을 시켰다. 왜곡, 조작에 따른 국익훼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도한 언론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과거 형수 욕설을 거론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비속어 논란을 고리로 여권을 향한 공세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4일 윤 대통령의 귀국 시각에 맞춰 페이스북을 통해 “불의를 방관하는 건 불의”라며 “의(義)를 위한다면 마땅히 행동해야 한다”고 적었다. 각종 외교 논란을 비롯한 정부의 실정에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25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국격을 무너뜨린 희대의 순방이었고, 알맹이 빠진 ‘빈 껍데기’ 순방”이라며 “국민은 ‘외교를 이렇게 망쳐도 되냐’며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조문 불발, ‘이 XX’ 발언 논란에 이어 캐나다 반도체 장비업체의 투자 결정을 두고 외교성과 부풀리기 의혹까지 제기했다. 그러면서 일련의 논란에 사과나 유감 표명 등 윤 대통령의 직접적인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메시지 등 대통령실의 대응에 따라 여권을 향한 공세의 수위나 방향도 결정할 예정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