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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태풍 대비 공장 가동 중단… 더 큰 피해 막아

전준혁기자
등록일 2022-09-20 19:33 게재일 2022-09-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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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냉천 범람에<br/>제철소 대부분 침수돼도<br/>수만 대의 모터 합선 막아<br/>고로 조기 정상가동 가능<br/>고로 내부 온도 유지 위해<br/>휴풍 전 코크스 장입량 늘려<br/>장시간 휴풍에 쇳물 안 굳어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체가 태풍 힌남로로 인해 침수 및 정전피해를 입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가운데, 포스코의 철저한 사전 대비가 피해 최소화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신속한 정상화에 나선 포스코는 현재 완제품 생산을 위한 압연라인 복구를 진행하고 있다.


20일 포스코에 따르면 이번 힌남노가 유례없던 초강력 태풍이라는 예보에 포항제철소는 기존에 구축하고 있던 자연재해 대비 매뉴얼보다 훨씬 더 강력한 방재대책을 수립,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포항제철소는 태풍 상륙 1주일 전부터 자연재난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상세히 점검하고, 태풍 당일에는 모든 공장 관리자가 철야로 근무하며 현장에서 철저한 대응 태세를 갖췄다. 특히 제철소 침수 및 정전 발생 시 대형 화재, 폭발 등으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2차 사고 예방을 위해 포항제철소 가동 이래 처음으로 ‘전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포항제철소 생산관제섹션 박찬형 리더는 “태풍에 대비한 제철소 가동 중단이라는 특단의 대책으로 만에 하나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을 대형 설비 사고와 인명 피해를 사전에 방지했다”며 “예상치 못했던 냉천 범람 수해로 제철소 대부분이 침수된 상황에서도 제철소 내 수만 대의 모터의 합선으로 인한 손상을 막을 수 있었으며, 고로도 조기 정상가동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포항제철소는 전 공장의 가동을 멈추며 사전에 전원을 차단하는 조치도 취했다. 포항제철소 전기설비 최고 권위자인 정규점 포스코 명장은 “제철소에는 모터, 변압기, 차단기 케이블 등 수만 대의 전력기기가 있는데 만약 가동 중에 침수 피해가 발생할 경우 합선, 누전 등으로 설비가 손상돼 전기설비의 생명이 다했을 것”이라며 “가동을 미리 멈춘 덕분에 전기적 사고가 거의 없어 세척 및 건조 등의 복구작업을 통해 빠른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고로 휴풍 돌입에 따른 대비책도 사전에 마련했다.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고로는 장시간 가동을 정지할 경우 고로 안에 담긴 쇳물이 굳는 ‘냉입(冷入)’이 발생할 수 있다. 냉입이 발생하면 설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뿐만 아니라 복구에도 오랜 시일이 소요될 수 있어, 포스코는 50년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전 대비책을 마련했다.


2제선공장 손기완 공장장은 “고로를 휴풍하기 전 고로 내부의 고열 상태를 장시간 유지하기 위해 고로 내부 온도를 유지하는 열원(熱源)인 코크스 장입량은 늘리고, 철광석 양은 줄이는 작업을 진행해, 장시간 휴풍에도 쇳물이 굳지 않게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압연라인은 가동 중 침수 피해를 당했다면, 압연 롤 손상, 가열로 폭발, 가열로 내화물 손상, 판재 끼임 현상 등으로 장기간 조업 재개가 불가능해질 수 있었다. 3후판공장 가열로는 노내 온도가 약 1천300℃로, 만약 침수로 설비에 물이 들어가면 폭발의 위험이 있었다. 이에 직원들이 사전에 가열로 온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조업을 중단하고 설비의 모든 전력을 차단했으며, 냉각수를 최대로 순환시켜 내부 온도를 미리 떨어뜨렸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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