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오후 포항·경주 현장 방문을 마치고 대통령실로 복귀한 직후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포항시와 경주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두 지역의 막대한 피해 규모, 주민 불편의 심각성과 함께 중대본의 사전 피해 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특별재난지역 우선 선포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대변인실은 전했다.
정부는 특별재난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도 피해 조사 등을 거쳐 요건이 충족되는 대로 신속하게 특별재난지역을 추가로 선포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포항 남구 우방신세계타운 1차 아파트 단지를 찾았다. 태풍으로 폭우가 쏟아진 6일 지하주차장에서 9명이 실종됐다가 7명이 숨진 참사 현장이다. 윤 대통령은 장화를 신고 사고가 일어난 지하주차장을 직접 방문했다. 현장은 배수펌프로 물을 빼냈지만 물은 여전히 차 있었다. 윤 대통령은 주민들을 만나 “힘을 내시라. 저희도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하의 물을 빼서 배전반부터 수리해 엘리베이터를 고치겠다”는 등 구체적인 애로 사항도 언급했다. 주민들은 윤 대통령이 “힘을 내시라.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에 박수를 치면서도 “전기도 물도 끊겨 갈 곳이 없다”고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포항 오천시장을 찾아 침수 피해를 당해 울먹이는 상인들을 위로했다. 상인들은 “굉장히 힘들다”, “우리 좀 살려주세요”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가서 살피겠다. 조금만 참으시라. 시장 정비가 잘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제가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올라가서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으로부터 군의 피해 복구 작업 상황을 보고받고 “국가적인 재난에 대응하고 복구하는 것은 국가안보다. 군의 본연의 임무라고 생각해주시고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또 경주시 강동면에 위치한 왕신저수지를 방문해 사면 유실 피해 사고 현장도 살펴봤다. 현장을 둘러본 윤 대통령은 “이 둑이 무슨 옛날 삼국시대에 상주 이런 데 있는 것처럼 돌이나 점토 이런 거 퍼다가 해놓은 것 아니냐”며 “큰 저수지인데 손을 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포항의료원 장례식장을 마지막 행선지로 택하고 태풍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빈소에 조문했다. 빈소에서 오열하는 가족들의 손을 잡은 윤 대통령은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8분 만에 지하 주차장으로 물이 차올랐다더라.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제가 더 철저하게 챙기겠다”고 위로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