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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세계 첫 1nm 단일분자 자세변화 관측

이시라 기자
등록일 2022-08-17 18:41 게재일 2022-08-1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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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원인·치료법 개발 기대

국내 연구진이 상온에서 나타나는 단일분자의 자세 변화를 세계 최초로 시각화하는데 성공했다.

포스텍은 물리학과 박경덕 교수와 UNIST(울산과학기술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상온에서 나타나는 단일분자의 자세 변화를 세계 최초로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물질의 기본단위인 분자 하나의 자세를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공기에 노출된 분자는 주변 환경과 수시로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고 끊임없이 움직인다. 이 때문에 ‘분자 지문’이라고 불리는 라만 산란 신호를 검출하기 매우 어렵고, 분자를 영하 200℃ 이하로 얼려 가까스로 신호를 검출하더라도 단일분자 고유의 특성을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금 박막을 입힌 기판 위에 단일분자를 올리고 매우 얇은 산화알루미늄층을 그 위에 이불처럼 덮어 ‘꽁꽁’ 묶었다. 금과 산화알루미늄 사이에 갇힌 분자는 주변 환경과 분리돼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데다가 움직임 또한 억제됐다. 이렇게 고정된 분자는 연구팀이 개발한 초고감도 탐침증강 나노현미경을 통해 관측됐다.

개발된 나노현미경을 이용하면 날카로운 금속 탐침의 광학 안테나 효과 덕택에 단일분자의 미세한 광신호도 정확히 검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일반적인 광학현미경의 해상도 한계를 훨씬 뛰어넘어 1nm 크기의 단일분자가 누워있는지 서 있는지의 자세 변화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포스텍 관계자는 “제임스웹 망원경이 가장 먼 곳을 관측해 우주의 기원을 밝힌다면, 본 연구팀의 단일분자 현미경은 가장 작은 것을 관측해 생명의 기원을 밝힐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이 연구성과는 난치병의 원인 파악과 치료법 개발의 실마리가 될 연구로 학계의 주목을 받는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이나 DNA의 분자 배향을 나노미터 수준까지 샅샅이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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