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구미시의회가 시작도 하기전에 의장단 선거로 시끌시끌하다.
지난 6.1지방선거 당시 ‘오직 시민들만 바라보고 일하겠다’고 다짐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이번 9대부터 의장에게 부여된 절대 권한에만 눈이 멀어 시민들의 시선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지난 18일 국민의힘 구미을 당원협의회는 제9대 전반기 의장후보로 4선의 강승수 당선자를 단수추천했다. 그러자 경쟁자였던 3선의 안주찬 당선자는 “당협위원장인 김영식 국회의원이 의장 후보 선출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안 당선인은 의장후보 선출을 위한 당협회의 도중 회의장을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당선인 5명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의장 선출은 구미시의원 본연의 책무임에도 이를 저버리고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줄서기를 하며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김영식 의원 규탄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국민의힘에서는 의장후보를 단수추천할까.
구미시의회는 대부분의 다른 지역 의회와 마찬가지로 ‘교황 선출 방식’으로 의장단을 뽑는다. 교황을 선출하듯 이전투구나 과열 경쟁 없이 정파를 초월해 신망받는 인물을 선출하자는 의도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별도의 후보 등록 없이 전체 의원이 후보가 되기 때문에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실제 지난 2012년 한 광역 의회 의장선거에서는 다수의 의원이 1표씩을 받는 촌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대다수의 의회에서 의장단 선거 전 의장단 후보를 단수추천하고 있다. 물론 이 방식이 옳다고 할 순 없다.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시의원들 스스로가 만들어 지켜온 방식이라면 그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번 비슷한 방식으로 의장단을 선출해 왔던 구미시의회는 경쟁자들 중 ‘양보’를 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소란은 없었다.
지난 8대 후반기 의장단 선거 역시 ‘양보’의 미덕으로 별탈없이 마무리 된 점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 시민들은 경기침체와 치솟는 물가 등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부디 자기 욕심은 내려놓고 ‘시민들만 바라보고 일하겠다’던 그 약속이나마 잘 지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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