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시민 조의금과 함께 위로 편지 남겨
"우리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는 현실에서 죄 없는 당신들이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억울하게 희생되신 모든 분…얼굴도 모르는 제가 깊이 애도를 표합니다"
11일 대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법률사무소 방화사건 합동분향소에는
피해자 6명의 넋을 기리기 위한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변호사 등 법조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조문하기 위해 일부러 분향소를 찾은 일반
시민도 간혹 눈에 띄었다. 일부 시민은 헌화하며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다.
이날 합동분향소 단상에는 익명의 시민이 전달한 편지와 조의금 5만 원도 함께
올랐다. 시민은 편지에서 피해자들을 향해 "당신들의 마음을 헤아릴 길이 없다"며 "그러기에 절만 하는 저를 부디 용서해달라"고도 했다.
참사를 촉발한 방화 용의자를 향해서는 "귀한 목숨 스스로 버린 당신이여 얼마나 괴로웠냐"면서도 "이건 올바른 길이 아닌 걸 당신도 알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살았으면 또 살았을 건데 왜 이런 길을 택해서 당신 가족과 다른 누군가의 가족 가슴에 이렇게 못을 박느냐"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며 당신이 지은 죄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씻을 수 있
기를 바란다"라고도 전했다.
이 편지는 지난 10일 사건 현장에서 건물 관리인이 발견해 이날 오전 합동분향
소로 전달했다고 대구지방변호사회는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합동 분향소를 찾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대 피해자 6명 중 가장 젊은 30대 여성 직원 1명이 먼저 발인을 마쳤
다. 유가족은 조용히 애도하며, 장례 절차를 진행했다.
다른 피해자들은 오는 12일 오전 합동으로 발인을 하기로 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