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3천263억 규모 경주 문무대왕과학연구소 공사<br/>지역민 주택균열·정신적 피해 분통… 연일 현장 ‘항의 집회’
경주에서 대형국책사업을 시행하는 국내굴지의 건설회사인 현대건설(주)이 주민들의 민원을 뒤로한 채 배짱 공사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현대건설은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일원에서 문무대왕과학연구소(혁신원자력연구단지)를 지난 2021년 10월부터 오는 2025년 12월까지 총 3천263억원의 예산으로 대지면적 13만7천856㎡, 연면적 4만5천508㎡ 규모의 원자력연구기반시설 및 지원시설, 지역연계시설 등의 구축을 위한 공사를 벌이고 있으며 현재 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시공중인 경주 문무대왕과학연구소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발파 소음과 진동으로 인해 주변 주택이 파손되고 진동소음으로 인근 주민들이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정신적인 피해를 호소하고 있으나 행정당국은 적극적 대처를 소홀히 하는 듯해 주민들이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이곳 공사 현장 인근에는 106가구에 200여명의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70대 이상 고령층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대본리 주민들은 “시공사인 현대건설측이 지난해 11월부터 공사에 들어간 뒤 약 3개월간 다이너마이트를 이용한 발파작업으로 인한 소음과 진동으로 현장 인근 수십채의 주택에 금이갔다”며 “또 이로인해 인근 주민들은 불면증과 우울증 등 신경과민증으로 병원에서 정신과 치료까지 받으며 고통을 호소해도 현대건설측은 이에 대한 대책마련은 외면해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공사현장 길 건너편에 있는 마을 수호신이던 수백년된 소나무도 발파로 인해 고사위기에 처하자 최근 경주시가 말라 비틀어진 가지에 대한 가지치기를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발파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자 현대건설측에 집단 항의도 하고, 현대건설은 소나무가 더 이상 고사되기 않도록 하기 위해 콘크리트 가설벽도 설치했다. 또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가 집안까지 유입되는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으며 민원해결을 위해 생업도 포기한 채 집회신고 후, 다음달 25일까지 공사현장 입구에서 매일 항의집회를 하고 있다.
특히 인근 주민들은 경주시에 비산먼지와 소음대책 등에 대해 수차례 민원을 제기해왔으나 경주시는 소극적인 행정으로 일관하고 현대건설과 같은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경주시 관계자는 “지금 현대건설은 주민피해를 회사입장에서 원리원칙대로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답답하며 경주시는 주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회사규정에 따라 손해사정인이 공사현장 주민피해를 조사(금액산정)해 6월말까지 자료를 주기로 했으며 이후 주민들과 회사의 의견을 제시하는 등 주민들과 절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7월21일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일원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착공식을 가졌다. 경주/황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