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전이 홍준표·김재원·유영하 3파전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유영하 후보에 대한 항간의 평가가 엇갈린다. ‘의리남’부터 ‘몹쓸 사람’까지 다양하다.
유 후보는 2005년 이후 박근혜의 법률분야 참모로 두각을 나타내 정치 인생 동안 줄곧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보좌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에는 박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을 맡아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의 정치행보는 파란만장하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경기도 군포에서 세 차례 출마했고, 두번은 현 국무총리인 김부겸 후보에게 패했으며, 한번은 이학영 후보에게 패했다.
2016년에는 새누리당 지지세가 높은 송파을에서 단수공천받기로 했으나 김무성 당시 대표의 이른바 ‘새누리당 대표 직인 날인 거부파동’으로 출마를 포기해야 했다. 일찍부터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정치운은 무척 좋지 않은 셈이다.
대구시장 선거에선 유 후보가 ‘꽃놀이패’를 진행중이다. 이겨도 좋고, 져도 좋다.
국민의힘 공천 경선에서 지더라도 1위를 달리는 홍준표가 대구시장 후보 공천을 받게되면 선거법상 30일 이전에는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그러면 6월1일 지방선거일에 수성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지게 되고, 보궐선거 전략공천을 받을 심산으로 수성구을 지역구에 주소를 옮겨놓은 상황이다. 전략공천 역시 박 전 대통령에 기대 따낼 요량인 듯 싶다. 대구시장에 출마했지만 유 후보는 대구와의 인연은 그리 깊지않다. 부산에서 태어나 대구로 이사한 뒤 대구서부초등학교 6학년까지 다니다 경기도 군포초등학교로 전학한 게 대구와의 인연 전부다.
이게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경쟁에 뛰어든 유 후보의 실체다. 여기에는 대구시민을 위한 대구시장 후보로서 가져야 할 비전이나 결의, 각오는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고 그가 보궐선거에 나설 대구 수성구을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로서 지역구민과 대구시민에 대한 관심이나 애정이 있을 리 없다. 이런데도 대구시민들과 국민의힘 책임당원 상당수는 유영하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리 정치가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라지만 대구시민 입장에선 거의 생면부지에 가까운 인물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 동영상 하나로 이런 지지세를 얻는다니 개탄스럽고, 허망하다. “정치인은 본인 부고 기사 아니면 어떤 기사가 나도 땡큐”라고 했던 어느 정치인의 말이 떠올랐다. 그렇다고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허용했다는 이유로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탄핵돼 감옥살이까지 치른 박 전 대통령을 오랜 기간 별다른 보상없이 챙겨온 노고 자체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박 전 대통령도 그런 그의 헌신이 기껍고 미더웠을 것이기에 반대급부로 후원회장 자리를 받아들이고, 지지 동영상을 찍었으리라. 다만 이런 처신이 과연 온당한가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헌신이 결코 순수하게 읽히지 않는 이유다.
그의 꽃놀이패 역시 고향 대구를 걱정하는 필자에게는 왠지 모욕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