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설국(雪國)울릉도 속 설국 북면 나리분지…눈이 얼마나 오기에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1-12-30 15:04 게재일 2021-12-30
스크랩버튼
울릉도 나리분지 한 식당 주인이 설동을 만들어 식당을 찾는 관광객들이 즐기도록 했다 /식당 주인제공
울릉도 나리분지 한 식당 주인이 설동을 만들어 식당을 찾는 관광객들이 즐기도록 했다 /식당 주인제공

울릉도 나리분지는 울릉도 전역에 식수를 공급하는 상수원 수원지 역할을 하는 중요한 지역으로 약 100만 평의 평지를 이루는 울릉도에서 가장 넓은 평지를 자랑하는 울릉도 보배다.

이곳에 내리는 눈은 오롯이 울릉도 전역에 식수를 공급하는 물이 된다. 따라서 나리분지에 눈이 많이 온다는 것은 울릉도가 축복받은 땅임을 입증하는 셈이다.

나리분지는 해발 400~450m 높이 위치하고, 주변에 성인봉을 비롯해 해발 700~900m의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강풍이 불지 않는다. 눈이 울릉도에서 가장 많이 내리기보다는 오랫동안 많이 쌓이고 쌓여 있다는 표현 맞다.

식당 주인이 직접 설동에 들어가 체험하고 있다.
식당 주인이 직접 설동에 들어가 체험하고 있다.

이런 곳에 내리는 눈은 그대로 쌓여 있다가 땅속으로 스며들어 울릉도 전역에 식수를 공급한다. 최근 나리분지에는 약 70~90cm의 눈이 쌓였다.

이에 따라 교통이 끊어 지고 주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지만 그렇게 불편을 느끼거나 불만을 갖지 않는다. 연간 약 2~3m 정도 눈이 내린다. 많이 쌓여 있을 때는 1.5m 이상 눈이 쌓여 아예 눈 위로 길을 내 주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눈이 지붕을 덮어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안 돼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이웃과 길을 트기 위해 장대를 길에 미래 꽂아 놓아 이웃과 소통했다.

눈 썰매장
눈 썰매장

그뿐만 아니라 겨울철에 눈이 내려야 다음 겨울의 땔감을 준비했다. 땔감을 큰 썰매에 싣고 산에서 집까지 힘 안 들이고 바로 내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난방을 기름보일러나 전기 등으로 교체하고 산에서 땔감을 구하지 않기 때문에 눈이 마을주민들에게는 불편을 준다. 하지만, 마을주민들은 눈을 즐긴다.

최근 눈이 많이 내리자 나리 마을의 한 식당 주민은 눈 산을 만들고 설동(눈을 파서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동굴)을 파서 식당을 찾는 손님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고 있다.

나리분지 제설 작업 후 쌓여 있는 눈
나리분지 제설 작업 후 쌓여 있는 눈

식당 주인은 마당에 썰매장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신나는 겨울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불편을 피하지 않고 즐기고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는 말이 실감 난다.

나리분지에는 벌써 60cm 이상 눈이 쌓였다. 30일 울릉도에는 대설경보가 내린 가운데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 나리분지는 1m가 훌쩍 넘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겨우내 눈이 내리는 설국 속 설국이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동부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