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수험생들은 정시 모집에서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앞이 깜깜하기만 하다. 각 입시기관에서 발표한 성적 자료는 제각기 달라서 어떤 것을 참고해야 할지 고민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주 수능 성적표가 배부되면서 정시에 대한 보다 정확한 지원 판단이 가능해졌다. 수능 성적표를 바탕으로 어떻게 정시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할지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몇 가지 정리해 봤다.
□전년도 입시 결과 참고하기
대입정보포털 어디가(adiga.kr)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로서 각 대학의 입시 정보뿐만 아니라 진로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9년 교육부에서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어디가 사이트를 통해 각 대학들은 전년도 입시 결과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전년도 입시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어디가 사이트의 ‘대입정보센터 ’, ‘대학별 입시정보’, ‘전형 평가기준 및 결과공개’ 페이지에 들어가 관심 있는 대학을 검색한 후 수시 및 정시 전형의 ‘9. 전형요소 및 2021학년도 전형 결과’를 확인하면 된다. 해당 내용을 통해 전년도 각 전형별 선발인원과 선발 방법, 경쟁률, 충원인원을 비롯한 최종등록자의 70% 컷 성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정시 모집에서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대학별 환산 점수이다. 하지만 매년 치르는 수능은 응시자 수와 수준, 시험의 난이도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전년도 환산점수와 올해의 것이 동일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 따라서 환산점수보다는 백분위를 기준으로 가늠해 보는 것이 좋다.
어디가에서 공개하는 백분위 자료는 대부분 ‘최종등록자 백분위 70% 컷’이다. 이는 전년도 해당 대학 및 학과에 지원해 합격한 학생 중 최종 등록한 학생 중 70% 위치에 있는 학생의 성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A대학 B학과에서 모집하는 인원이 10명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때 최초합격한 인원은 10명이겠지만, 다른 대학의 중복합격으로 인해 등록하지 않는 학생이 발생하게 되면 전체 지원자 중 11등 이하의 학생이 충원합격을 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충원합격이 10명 발생하게 되면 전체 합격자는 총 20명이 되는데 그 중 최종등록자 10명 중 7등의 백분위 성적이 ‘최종등록자 백분위 70% 컷’이다. 대학에 따라 영역별 백분위 성적 또는 평균 성적을 공개하고 있는데 이 중 ‘평균(백분위)’를 기준으로 본인의 지원 고려 대학을 가늠해 보는 것이 좋다.
본인의 평균 백분위를 구하는 방법은 수능 성적표 영역별 백분위 성적(영어, 한국사, 제2외국어 제외)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계산하면 된다.
*나의 평균 백분위 = 국어 백분위 + 수학 백분위 + (탐구1 백분위 + 탐구2 백분위) 2} 3
□관심 대학 정시 모집 요강 살펴보기
관심 대학의 전년도 입시결과를 평균백분위 기준으로 살펴봤다면, 다음에 할 일은 올해 정시 선발 방법을 살펴보는 일이다. 정시 모집 시 수능 성적만 반영하는지, 학생부 성적이 들어가는지, 면접이 있는지 등 구체적인 사항을 대학 입학처에서 공개하는 정시 모집요강을 바탕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입시 기관 등에서 정리해 배포하는 자료의 경우 한 눈에 살펴보기는 좋지만, 오타와 오류 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모집요강을 살펴보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이때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 영어 및 한국사 등 성적 반영 방법 등을 꼼꼼하게 살펴가면서 본인에게 유리한 성적을 반영하는 대학을 찾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한 영역을 유독 평소보다 잘 보지 못했거나 혹은 성적이 잘 나온 경우 내게 유리한 영역 조합이 반영되는 대학을 미리 골라 두는 것이다. 따라서 관심이 있는 대학이 있다면 그 대학을 비롯해 유사한 수준의 인지도와 성적대를 보이는 6∼9개 정도 대학의 모집요강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전년 대비 변경사항은 없는지 변경된 점이 있다면 올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을 생각해 보고 메모해 두는 것을 추천한다.
□모의지원 서비스로 최종 지원 대학 선정하기
평균백분위 성적을 기준으로 지원해 볼만한 대학도 가늠해 보고, 이를 바탕으로 관심 대학들의 유불리도 확인했다면 이제 남은 것은 실제로 내가 그 대학 및 학과에 지원했을 때 어느 정도의 합격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일이다. 여러 기관에서 합격예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가장 많은 수험생이 이용하는 모의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정확도 측면에서 좋다. 올해 수험생들의 성적대별 분포, 지원 경향이나 패턴 등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통합 수능으로 인한 교차 지원 등의 이슈가 많은데 수험생들이 실제로 교차지원을 많이 하는지 등에 대한 현황을 살펴볼 수 있으며 그때 본인의 합격 가능성도 가늠해 볼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주의해야 할 것은 모의지원 서비스는 어디까지나 모의지원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 지원과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그 영향력이 매우 커 오히려 예측한 결과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모의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되 1회만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그에 따라 합격 예측 점수는 어떻게 변화하는지 등을 고려해 지원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