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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문무대왕과학硏, 새 에너지문명시대 열 전초기지

전준혁기자
등록일 2021-11-23 20:59 게재일 2021-11-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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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경북 원자력 포럼이 23일 오후 경주 블루원 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백원필 한국 원자력학회 수석부회장이 ‘원자력, 그리고 탄소중립’을 주제로 기조강연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2021 경북 원자력 포럼이 23일 오후 경주 블루원 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백원필 한국 원자력학회 수석부회장이 ‘원자력, 그리고 탄소중립’을 주제로 기조강연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가운데서도 에너지 집약적 산업구조를 성공적으로 운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발표한 원자력발전 없는 2050 탄소중립 달성 시나리오는 에너지 관련 산업구조에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한국 최대 원자력 집적단지인 경북·경주는 이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이 생존권 차원에서도 매우 시급하고 절실한 과제다. 따라서 그간 정부가 주도해온 탈원전 정책과 최근 발표된 ‘2050 탄소중립’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원자력의 역할과 그와 연계한 경북·경주의 미래 발전 방향을 재조명해 보고자 ‘2021 경북 원자력포럼’을 마련했다. 23일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원자력산업과 관련된 화두들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펼쳤다. 백원필 한국원자력학회 수석부회장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김호진 경주시 부시장,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원자력시스템연구소장, 박해준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상일 현대엔지니어링 박사가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기조 발표

백원필 한국원자력학회수석부회장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전 세계가 공감대 형성

원자력 역할 확대 필수적

현재 세계는 파국적인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산업혁명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낮춰야 하고, 이를 위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뤄가고 있다. 나라마다 처한 사정이 크게 달라서 구체적 실천사항에 대한 국제적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결국은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소비체계에서 탈피해 거의 모든 에너지를 전기(일부는 수소) 형태로 이용하고, 그 전기는 무탄소 에너지원에 의해 생산해야 할 것이다. 무탄소 에너지원에는 태양광, 풍력 등 간헐성 재생에너지, 수력 등 지역이 제한된 재생에너지와 지역 제한이 없고 안정적인 원자력 등 3가지뿐이다. 원전을 자력으로 건설하고 수출경쟁력까지 갖춘 우리나라에서 원자력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탄소중립시대에 선박을 위시한 물류 이동수단, 대규모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제철업 등 모든 분야가 그 제한으로부터 자유스러울 수가 없다. 무한 에너지원인 원자력의 역할 확대는 필수불가결하며, 이를 위해서는 혁신적 원자력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안전성 우려를 완전히 배제한 SMR, 그리고 액체연료기반 소형 동력용 원자로 등의 개발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한다.

새로운 에너지 문명시대는 인류의 에너지 불평등을 해소할 것이며, 지구를 넘어 우주 시대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경주에 위치한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새로운 에너지 문명시대를 열어가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다.

 

 

주제 발표

김호진 경주시 부시장

경북의 K-원자력 전략은

혁신원자력·원자력수소

원전수출·지역상생이 핵심

경북은 전국 에너지 수급 중심지역으로, 원자력발전소(총 24기 가동 원전 중 11기) 및 각종 원자력 관련 기관 유치,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또한 12.5%를 차지하며 증가추세다. 하지만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60년간 축적된 원자력 산업샌태계가 붕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경북도와 경주시는 기존 인프라를 기반으로 원자력에너지클러스터를 조성해 신재생에너지와 더불어 동해안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를 구상해 환동해안권의 신성장 동력을 마련코자 한다.

경상북도의 K-원자력 전략은 4개 분야 12개 과제다. 첫째는 ‘혁신원자력’으로 혁신원자력연구단지, 중수로해체기술원, 방폐물 정밀분석센터 설립을 내용으로 한다. 둘째는 ‘원자력수소’로 첨단원자력융합연구센터, 그린수소생산 실증단지, 원전 상생 국가산단 조성이 내용이다. 셋째는 ‘원전수출’이다.

이는 혁신형 i-SMR, 차세대 원자로 수출이 주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는 지역상생·제도개선이 있는데 지역상생 모델개발, 원자력진흥법 개정, 국립 탄소중립 에너지미래관 설립, 서울대 연구소 유치 등을 추구한다.

이런 가운데 경주시 혁신 원자력기술의 메카 조성으로 9개 과제를 선정했다. △문무대왕과학연구소 발전 △혁신 원자력 연구단지Ⅱ △초임계 CO₂발전시스템 △탄소 자원화 클러스터 △수소에너지 혁신 클러스터 △원자력-신재생 상생단지 △GeV급 양성자가속기 구축 △차세대 극한환경 연구개발 클러스터 △양성자가속기 첨단연구단지가 그것이다. 과제 수행을 통해 경주는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되는 혁신 원자력 기술의 메카로 거듭날 전망이다.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원자력시스템연구소장

미래 원자력 성장동력 SMR은

대형 원전 한계 극복할 먹거리

다양한 기술개발로 경쟁력 UP

SMR은 대형원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을 있기 때문에 여러 국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50종 이상의 SMR이 경쟁적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주요국은 국가에서 초기 개발과 실증단계 위험을 분담하면서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개발이 앞선 몇 종의 SMR은 실증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따라서 SMR은 탄소중립의 효과적인 수단으로서 만이 아니라 신산업의 관점에서도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 우리 정부도 이러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혁신형 SMR(i-SMR)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2028년까지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SMR이 설계인가를 마치게 된다.

새롭게 개발되는 i-SMR은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하는 한편, 재생에너지와의 연계를 위한 출력조절의 유연성도 갖추게 될 것이다. 또한 국제해사기구가 요구하는 선박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비해 조선업체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개발을 추진하는 해양용 원자로를 실증하기 위한 다목적 연구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기존의 대형원전의 경험과 기술을 활용할 수 경수형 SMR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나트륨이나 헬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새로운 SMR도 시장에 등장하고 있어 치열한 SMR 개발 경쟁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빌게이츠가 개발하는 원자로와 유사한 원리를 갖고 있는 소듐냉각고속로와 고온의 열을 생산해 수소를 효율적으로 생산하는데 강점이 있는 고온가스로를 개발하고 있으며 차세대 원자로인 용융염원자로도 기초연구를 시작했다. 이러한 다양한 기술개발이 결실을 맺게 된다면 SMR은 원자력계는 물론 국가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해준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비파괴적 전통 문화유산 보전

유일한 수단이자 대체기술

우리나라도 국제표준에 참여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문화재 분야 부처 기관(문화재청 등)간의 협력은 1960년대부터 시작됐으며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전통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원자력 기술을 이용해 문화유산의 문화적, 사회적, 역사적, 지리적 배경 등을 쉽고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해오고 있다. 중성자선, 엑스선, 감마선을 이용한 유형 문화유산의 비파괴적 검사를 통해 내부 구조, 구성 성분, 제조 기법 등에 대한 정보 획득하는 것이 그 기술의 핵심이며, 특히 문화재 보존전문가들 요구하는 진단 한계 돌파를 하는 기술들을 순차적으로 제공해오면서 지난 60년간 우리 전통문화유산 보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편 그동안 문화재 보존처리 역할을 완벽하게 해오던 훈증소독제 메틸브로마이드가 사용금지됐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에서는 이미 유해훈증소독제 메틸브로마이드를 대체해 감마선 소독을 표준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문화재청의 요청에 의해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방사선을 이용한 우리 전통문화 문화유산 맞춤형 소독처리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함께 이를 수행하기 위한 관련 국가규정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방사선만이 비파괴적으로 문화재의 생물학적 손상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자 대체 친환경 기술로, 프랑스 ARC-Nucleart에서는 1970년대부터 방사선 기술을 이용해 람세스 2세 미아라, 등 문화재의 보존·복원·멸균처리를 수행해왔다. 현재는 유럽, 미주 국가뿐만 아니라 브라질, 이란, 우크라이나로 확대돼 22개 국가에서 표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국제기구를 통해 우리나라도 국제표준에 참여해 이들 국가와 함께 인류공동문화유산 보존에 이바지하려 하고 있다.

이상일 현대엔지니어링 박사

초소형 원자로 활용 그린수소

생산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

수소생산 상용화에 매진할 터

현대엔지니어링은 건설업의 특성을 살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사회적 움직임에 함께 하고자 한다. 이에 국내외 사업 수주에 있어 친환경성을 우선 고려하며, 신재생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수소에너지는 화석연료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로 평가받고 있다. 다양한 수소에너지 생산 방식 중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생산된 전기를 통해 수전해 방식으로 추출된 수소를 그린수소라고 한다. 그린수소는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가 전혀 발생하지 않아 가장 친환경적인 수소 생산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물의 전기분해를 통해 추출되기 때문에 화석연료와 비교하면 고갈위험이 없어 화석연료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초소형 원자로(MMR, Micro Modular Reactor)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한다. 수소 에너지의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MMR을 이용한 고온수전해 기술이 필요하다. 고온증기의 생산을 담당하는 MMR은 대형 원자로 발전소보다 작은 크기로 더 높은 온도의 증기를 생산하기에 경제적 가치가 높다. 또한, 헬륨을 냉각재로 사용해 방사성 물질의 노출 위험이 거의 없어 안전성 또한 우수해 전 세계적으로 그린수소 기술 개발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캐나다에서 MMR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경상북도, 포스코,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의 기관과 ‘원자력 활용 그린수소 생산 기술 개발 MOU’를 체결하는 등 국내외 그린수소 및 MMR 시장을 선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외 실중 사업을 적극 추진해 MMR 전력생산 및 수소생산 기술의 상용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전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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