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공해상서 전복 제11일진호 비상조난통신 이퍼브 작동 안 돼<br/>15시간 후 신고접수·30시간 지나 2명 구조… 해경 “골든타임 놓쳐”
독도 북동쪽 약 168㎞ 공해상에서 전복된 후포선적 72t급 통발어선 ‘제11일진호’는 사고 직후 비상조난통신 이퍼브(EPIRB)가 작동하지 않고 현장 구조에 늦어졌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4면>
김홍희 해양경찰청장은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의 국정감사에서 독도선박 전복 사고와 관련해 “생존자 진술에 따르면 어제 저녁 11시에 큰 파도를 맞고 배가 갑자기 기울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그래서 (선원들은) 구명동의나 구명벌을 찾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며 “사고 선박에 있던 작은 구명환에 5명이 매달리고 있다가 한 사람씩 이탈됐고 마지막으로 중국인 선원 2명이 버티다가 오늘 오전 구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박이 전복될 경우 자동으로 발신되고 수신돼야 하는 비상조난통신 이퍼브(EPIRB)가 작동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퍼브는 선박조난시 자동 또는 수동으로 작동되어 조난신호를 발신하는 조난통신장비로 최소 48시간 동안 발신되며, 수색·구조용 위성(COSPAS-SARSAT)을 통해 육상의 수색구조기관에 수신된다. 선박 침몰시 수심 4m 이내에서 수압에 의해 자동이탈장치가 작동하는 해수 스위치의 작동으로 조난신호가 발신된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구조된 선원들은 지난 19일 오후 11시께 항해 중 큰 파도가 덮쳐 좌현으로 점점 기울어진 상태에서 파도가 유입돼 뒤집혔다고 진술했다.
이 어선의 사고 신고는 지난 20일 오후 2시 24분께 독도 북동쪽 약 168㎞공해상에서 사고를 확인한 일본 해상보안청 함정이 동해해경청에 통보하면서 알려졌다. 결국 이 어선은 전복사고가 난지 15시간이 지난 뒤에 신고됐다는 결론이다. 중국인 선원 2명은 사고 선박에서 남쪽으로 2.5마일(4㎞)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부이’를 잡은 채 표류하던 중 21일 오전 7시 20분께 민간 어선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실제 사고가 난 지 무려 30여 시간만에 구조됐다. 또 21일 오전 8시 22분께 처음으로 잠수사들이 전복된 어선 선내에 진입해 조타실에 숨져 있는 선장 박모 씨(62)를 찾아냈다. 즉 조난신호기가 작동하지 않아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다.
또 사고 선박에 연결돼 있던 구명벌(동그란 형태의 구조용 보트)이 계속된 마찰로 떨어진 상황도 파악됐다. 구명벌은 위급한 상황에서 해상에 투하하거나 선박이 수심3m 아래로 가라앉으면 자동으로 펼쳐진다.
김홍희 해양경찰청장은 “구명벌은 정상적으로 작동됐고 실제 사고 선박과도 계속 연결돼 있었지만, 저녁쯤 마찰에 의해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출항 점검이나 검사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수사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울진/장인설기자 jang3338@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