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가 ‘동해안더비’라이벌 울산현대를 꺾고 12년 만에 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 진출했다.
포항스틸러스는 20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AFC 챔피언스리그(ACL)’4강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5-4로 울산을 눌렀다.
포항은 핵심멤버인 신진호와 고영준이 경고누적으로 경기출전이 불가능해지면서 크베시치와 이수빈을 대신 투입했다.
전반은 포항의 흐름이었다. 포항은 강상우, 임상협, 팔라시오스가 활발하게 스위치하며 왼쪽 측면을 중심으로 득점을 노렸다. 전반 6분 강상우의 패스를 받은 임상협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린 것을 이승모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골포스트를 맞고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울산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13분 이동경, 전반 16분 오세훈이 슈팅을 날렸지만 모두 골대 쪽으로 향하지 못했다. 양팀은 전반 내내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0-0으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이 시작되자 체력적인 우위를 앞세운 포항이 적극적인 전방압박에 나서며 울산의 빌드업을 힘들게 했다. 3일 전인 지난 17일 나란히 펼쳐진 8강전에서 포항은 90분 만에 경기를 마쳤지만, 울산은 연장까지 120분 동안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하지만 선제골은 오히려 울산에서 나왔다. 후반 6분 설영우가 왼쪽 측면에서 페널티 박스로 연결한 패스를 윤빛가람이 땅볼 크로스로 연결했고 포항 이준 골키퍼가 볼을 제대로 캐치하지 못하자 쇄도하던 윤일록이 그대로 밀어넣으며 울산이 1-0으로 앞서 나갔다.
경기는 울산의 우세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후반 23분 뜻밖의 변수가 발생했다.울산 원두재가 포항 임상협에게 태클을 시도하다가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은 것이다.
수적 우세를 점하게 된 포항은 남은 20여분 동안 파상공세에 나섰다.
이호재, 김륜성을 잇따라 교체투입한 포항은 상대 골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렸고 후반 44분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호주 출신 중앙수비수 알렉스 그랜트가 헤딩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1-1 균형을 이루면서 연장에 돌입한 양팀은 수차례 공방전을 펼쳤지만 120분이 종료될 때까지 결승골은 나오지 않았다.
양팀은 연장을 마치고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울산의 첫번째 키커로 나온 불투이스가 날린 슈팅이 허공으로 날아갔고, 이 실축은 이 경기의 유일한 실축으로 기록되며 포항이 5-4로 울산을 꺾었다.
12년 만에 결승무대를 밟게 된 포항은 오는 11월 23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사우디의 알 힐랄과 우승컵을 두고 단판 승부를 펼친다.
포항은 ACL 전신인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 포함 3회(1996-1997, 1997-1998, 2009) 트로피를 들어 올린 최다 우승팀이다. 이는 결승 상대인 알 힐랄과 타이기록이다. 포항은 12년 만의 우승과 ACL 역대 최다 우승 단독 1위를 동시에 노리게 됐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