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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쓰고 또 씁니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1-10-12 20:12 게재일 2021-10-1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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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작가 김창운<br/>10년 전 우연히 본 시 한 편 계기로 읽고 쓰는 작가로의 삶 시작<br/>“오늘을 잘 사는 것이 곧 글쓰기의 출발… 선한 영향력 전하고파”
김창운 작가.
“책 한 권을 다 읽든, 절반을 읽든, 한쪽만 읽든 중요하지 않아요. 매일 책을 읽고 울림을 느끼고 깨달음을 얻었다면 이를 삶에 적용하고 실천했을 때, 독서는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인성 수업’과 ‘쓰기와 걷기의 철학’의 저자 김창운 작가는 읽기, 쓰기, 그리고 맨발 걷기에 푹 빠져있다.


“자존감이 낮았던 나를 변화시킨 것이 바로 읽기, 쓰기, 그리고 맨발 걷기입니다. 이 셋은 모두 시선을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게 합니다. 그 순간만큼은 오롯이 참 나와 만나는 시간입니다. 하루를 계획하거나 반성하며 자아를 성찰할 수 있습니다.”


소심하고 병약해 자존감이 낮은 삶을 살다가 읽기, 쓰기, 그리고 맨발 걷기를 만나 스스로 삶의 주인이 돼 글 쓰는 삶을 살고 있다는 김 작가를 지난 11일 만나 그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글을 쓰기 시작한 계기는.


△어린 시절 내성적이고 병약한 아이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갑자기 엄마가 돌아가신 후, 믿고 기댈 나무를 잃었다. 스스로 바로 서지 못하고 남의 눈치를 보며, 낮은 자존감과 깊은 열등감으로 힘든 삶을 살았다. 40대 중반까지 삶의 주인으로 살지 못했다. 2010년 무렵 우연히 읽은 박성우 시인의 ‘삼학년’이라는 시 한 편을 계기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 삶의 변화는 거기서 시작되었다. ‘이런 평범한 일상도 시가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나서 1년 정도 꾸준히 시집을 읽었다. 뭐라도 끼적이고 싶었다. ‘동백꽃’이라는 첫 자작시를 쓴 게 글쓰기의 시작이었다.

 


-2017년에 낸 첫 저서 ‘인성 수업’은 어떤 책인가.


△시 한 편을 계기로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블로그를 시작했다. 블로그를 통해 우연히 이은대 작가와 인연이 닿아 본격적으로 글을 썼다. 평소 산책할 때 자연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깨달음을 하나씩 얻었다. 일상과 자연에서 얻은 깨달음을 모아 ‘먼저 진정한 나를 찾고 내 삶의 당당한 주인이 되어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는 삶을 살아가자.’라는 메시지를 담은 책이 ‘인성 수업’이다.

 


-꾸준한 맨발 걷기를 통해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는데.


△2018년에는 스스로 터득한 삶의 방식을 글쓰기와 맨발 걷기를 통해 직접 실천하면서 깨달은 바를 전하고자 ‘쓰기와 걷기의 철학’을 썼다. 맨발 걷기는 진정한 나를 만나 성찰할 시간을 준다. 특히 새벽 맨발 걷기를 하면 신성한 기운이 느껴진다. 어둠이 내려앉은 고요한 새벽, 깨어나는 자연의 소리를 듣고, 별과 달을 바라보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맨발로 걸으며 메모장에 글을 쓰곤 하는데,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쓰기와 맨발 걷기는 나를 찾고 나를 바로 세워 주는 디딤돌이다.

 


-지금까지 공저를 포함해 세 권의 책을 냈고, 지금도 계속 쓰고 있는데 글쓰기의 매력은 무엇인가.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내가 글 쓰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글을 쓰고 있지만, 쓰면 쓸수록 어렵다. 하지만 계속 쓰는 이유는 나를 알아가고, 진정한 나를 찾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나를 알고, 나를 찾는 것은 상대방을, 세상을 이해하는 바탕이기도 하다.

 


-작가로서 앞으로 어떤 글을 더 쓰고 싶은지.


△만물은 매 순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하나의 개체로서 우리도 이 순간 무언가 달라지고 있을 것이다. 오늘 우리는 어제와는 분명히 다른 존재다. 똑같은 주제라도 바라보는 관점이나 내면의 생각은 같을 수 없다. 글쓰기와 맨발 걷기도 매일 같은 행위를 되풀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날마다 결이 다르다. 저자로서의 출발점은 베스트셀러를 쓰겠다는 목표가 아니라 스스로 내 삶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내가 먼저 바로 서서 진정으로 나를 사랑할 수 있을 때, 타인을 동등한 존재로서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랑하고, 도와줄 수 있다. 일상의 작은 에피소드에서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찾아내어 잔잔한 감동을 주는 글을 쓰고 싶다. 글쓰기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다. 감동을 주는 글을 쓰고 싶다면 삶이 곧 글이라는 말이 있듯이 먼저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 오늘 하루를 잘 사는 것이 곧 글쓰기의 출발이다.

 


-삶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면.


△인연이다. 노자의 도덕경을 풀어쓴 ‘동양이 서양에게 삶을 묻다’라는 책을 읽고 인연의 소중함을 배웠다. 읽고 쓰고 맨발로 걷는 삶도 나의 의지가 아니라 인연의 결과물이다. 인연은 억지로 만드는 게 아니다. 자연의 섭리에 따른 인과법칙이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인연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다. 마음을 비우고 흐름을 따를 때 좋은 인연이 나타나 삶을 이끌어간다. 현재 포항지역 맨발 걷기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맨발학교 포항지회 장기현 회장이 그런 소중한 인연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맨발로 걸으며 진정한 나를 찾아 나를 바로 세우고, 삶의 당당한 주인으로 살아가면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전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과 반복이다. 매일 조금씩 꾸준히 실천하여 얻은 깨달음을 전하는 책을 펴내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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