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를 끄는 스포츠가 바로 골프다. 골프는 흔히 멘탈게임이라고 한다. 마음과 육체가 혼연일체가 돼야 승리할 수 있는 경기라는 점에서 그렇게 불린다고 한다.
큰 상금이 걸린 메이저 골프대회가 끝난 뒤 실시간 중계방송을 하던 앵커가 그날의 승자에게 묻는다. “오늘의 승리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마음을 비우고 제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했어요. 그랬더니 경기가 저절로 풀리더군요.” 그렇다. 최후의 승자를 상대로 한 인터뷰에서는 항상 비슷한 내용의 인터뷰가 반복되는 데자뷰현상을 보게 된다. 무슨 경기든 승부에 연연하는 순간 힘이 들어가게 되고, 그 순간 스윙템포가 무너져 게임을 망치게 되는 게 골프다. 최후의 순간에도 자신의 평정심을 잃지않고, 자신의 골프를 하는 사람이 승리를 한다. 그게 승리의 비결이다.
하늘과 땅을 걸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이는 대선에서도 마찬가지다. 우선 야당인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두를 달리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홍준표 의원과 선두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고발사주 의혹에 휘말렸다.
‘고발사주’ 의혹 사건의 요지는 지난해 4·15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자신의 처, 장모 비리를 고발하고 언론에 알린다는 이유로 범여권 정치인인 최강욱,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황희석 당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후보 등에 대한 형사고발을 사주했다는 것이다. 고발장은 손준성 검사에게 사주해서 그 서류를 당시 미래통합당 송파 갑 국회의원 후보이던 김웅 의원에게, 김 의원은 정점식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손 검사는 고발장을 작성한 적도, 전달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고, 김 의원 역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이 사건을 제보한 조성은씨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만난 데에 초점을 맞춰 박 원장이 고발사주 의혹을 보도하도록 한 몸통이 아니냐는 역공에 나섰고, 조씨와 박 원장이 만난 자리에 홍준표 캠프 인사가 함께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홍준표 의원 측과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윤 캠프의 좌충우돌 역공이 왠지 평정심을 잃은 듯 보인다.
여당의 경선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경선 막바지에 대장동 개발의혹에 휩싸여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 논란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선 후인 2015년부터 공영개발로 추진했던 성남시 대장동 일대 92만여 m²녹지 개발 사업에 신생 업체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참여해 3년간 수백억 원대의 배당금을 받아갔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당시 개발사업 시행 컨소시엄으로 선정된 ‘성남의뜰’에 공모 절차 불과 일주일 전 출자금 5천만 원으로 설립된 화천대유가 보통주 지분 14.28%를 가진 주주로 참여했다는 점이 의혹을 키웠다. 이 지사는 “민간 개발 특혜사업을 막고 5천500여억 원을 시민 이익으로 환수한 모범적 공익사업”이라고 반박하고 나섰지만 파문이 어디까지 번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누가 더 마음을 비우고 자신의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승부는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