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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김으로 완성되는 혁신의 미학

등록일 2021-08-23 20:14 게재일 2021-08-2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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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일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장광일​​​​​​​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모든 것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오늘날, 많은 기업체에서도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혁신과 변화를 시도한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괄목할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룬 회사의 성공적인 혁신 스토리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으면 변화와 발전에 한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2008년초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요청한 혁신컨설팅에 필자가 참여하게 된 회사는, 칼라강판과 도금강판을 생산하여 국내와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표면처리강판 전문 중소기업이다.

방문 첫날부터 필자는 하루 종일 현장을 진단하면서 현장 곳곳에 산재돼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발굴했다. 그 결과에 대한 설명과 해결방안을 논의하고자 사장실에 들렀을 때 당시 CEO의 강한 이미지와 과묵함에 중압감이 들었었다. 현장진단 항목인 환경관리, 설비관리, 품질관리의 문제점은 물론 안전상의 위험점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는 내내 함께 참석한 공장장들은 사장의 불호령이라도 떨어질까봐 불안한 눈빛으로 안절부절하는 듯했다. 발표가 끝나자 최사장은 몇 분간 침묵하며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내가 어떻게 하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냐?”며 말문을 열었다. 필자는 사장이 보기와는 다르게 편안하게 대해 주며 고민 끝에 질문해준 것에 한가지 제안으로 답변했었는데, 그것은 바로 “전원이 참여할 때까지 사장의 솔선활동과 격려활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1년동안 실제로 그 사장은 꾸준하게 솔선활동과 격려활동에 참여했다. 또한 개선활동에 여념 없는 현장을 찾아가 독려하고, 배려와 진심이 우러나는 섬김의 자세로 직원들을 챙기는 ‘서번트(Servant) 리더십’을 몸소 실천했다. 그 결과 현장과 설비는 몰라보게 탈바꿈했고, 품질 불량률, 설비 고장률, 안전재해율 등의 성과지표는 최고의 실적으로 나타났으며, 모범적인 혁신활동으로 P사의 혁신페스티벌(IP)에서 최우수 혁신사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다.

이와 같은 변혁과 결실의 요체는 CEO의 의지와 솔선, ‘서번트 리더십’으로 귀결된다고 본다. 변화의 촉매가 컨설턴트라면 혁신의 화룡점정은 섬김의 리더십이다. 리더는 인간존중이 바탕이 되고 작은 것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 직원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진실되게 섬기는 자세로 경영자 스스로 솔선하여 모범을 보일 때, 혁신의 발걸음은 성공을 향한 꾸준한 각도로 변모될 것이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성장해야 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해야 한다. 생존하고 성장하는 기업은 리더에게 책임과 권한을 위임하고, 리더는 직원 스스로 혁신역량을 개발하도록 배려하며, 창의적 사고로 무장할 수 있도록 ‘서번트 리더십’을 십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과거에는 전쟁에서 패하면 죽음이지만, 현대에는 변하지 않으면 도태라는 말이 실감나는 현실이다. 섬김으로 완성되는 혁신의 미학은, 변화와 진화의 성공기반은 물론 기업의 독창적인 혁신문화로 정착돼 지속가능한 발전과 미래 경쟁력의 특장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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