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오후 8시, 제32회 도쿄 올림픽 개막식과 함께 17일간의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가 열렸다. 열대야가 염려되는 밤, 느긋이 소파에 앉아서 TV 중계를 보았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1년을 미루어 열린 만큼 기대도 컸다. 올림픽의 주제는 ‘Moving Torward (전진)’이고 ‘스포츠가 가진 힘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통해 전 세계를 하나로 이어준다’는 의미다.
개막식 주제는 ‘감동으로 하나 되다’로 선수 모두 서로 다른 나이와 국적, 계층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경기를 통해 흥분과 기쁨 뿐만아니라 실망도 함께 한다는 것이다. 무관중으로 조용하고 어두운 느낌 속에 비디오 영상으로 시작된 오프닝에서 ‘따로 또 같이’ ‘점과 선을 이어’의 의미로 혼자 어둠 속에서 달리는 선수의 모습과 바닥의 화려한 영상으로 선과 점으로 연결해 나갔다. IOC 위원장과 일왕 등 귀빈 입장에 이어진 퍼포먼스에서는 조금 으스스한 춤이 이어지다가 전통리듬과 밝은 등불 행렬이 들어오면서 환영의 뜻을 보여주며 64년 도쿄 올림픽 때 씨앗을 심은 나무로 ‘오륜(五輪)’을 만들어 굴렸다니 인상 깊다.
30분간의 오프닝에 이어 각국 선수단 입장이 시작되었다. 206개국 1만여 명이 참가했다지만 일부 선수들만 입장하며 국기를 들고 특색있는 옷차림과 마스크를 한 채 텅 빈 관중석에 손을 흔들며 지난다. 그리스를 선두로 난민선수단이 들어오고 아이슬란드가 들어오기에 이상하다 했다. 일본어 발음의 순서인 모양이다. 그래서 한참을 기다렸더니 태국에 이어 103번째로, 참가한 29개 종목 237명 중 30명만이 태극기를 들고 들어왔다. 모자이크 처리된 관중석에서는 함성도 없고 먼저 입장한 선수들은 지루했겠지만 2시간 가까이 걸렸다.
드디어 개막식, ‘더 빨리, 더 높게, 더 힘차게, 다 함께’를 표방하며 선서를 하고 일본의 전통색인 남색의 세 종류 상자들로 체크무늬의 올림픽 엠블럼을 만들고 평창올림픽에서 감탄했던 기억의 드론 쇼도 하늘에서 펼쳤다. ‘다양성의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한다. 좀 지루한 대회사, 일왕의 개회선언에 이어 올림픽기가 입장하고 종이 비둘기가 날리고 경기 종목의 픽토그램이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후지산을 형상화한 조형물 꼭대기의 공이 열리고 성화가 타올랐다. 경기장 둘레에 황금빛 불꽃이 터지면서 33개 종목에 324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 축제가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도쿄 올림픽의 마스코트인 ‘미라이토와’가 ‘미래와 영원’이란 뜻처럼 스타디움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아쉽다.
우리 선수단은 탁구 체조 수영 양궁에서 10대 선수들의 기량이 돋보이니 ‘활·총·칼’ 종목에서도 금빛 레이스를 펼쳐 예상대로 금메달 8~10개로 종합 10위권의 꿈을 이루어 코로나에 지친 국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 주기를 바란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선수들의 걱정도 크겠지만 개인의 최고 달성, 다양성 안의 통일, 내일로의 연결이라는 세 가지 핵심가치를 가슴에 품고 도쿄 하늘 높이 태극기 날리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도록 온 국민은 응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