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아버지의 과수일

등록일 2021-06-28 18:27 게재일 2021-06-29 18면
스크랩버튼
장 태 원

시푸 시푸

시 - 씨 - 씨팔팔


푸 - 우 - 피 - 이 - 익


돌다 금세 멎어버린


경운기가 그렇고


분수처럼 자꾸만


자꾸만 하늘로 치솟는


약대가 그렇고


아무리 곧게 펴도


활처럼 휜 칠순의 허리가


그렇다, 이제는


힘에 부치는 줄


바람에 팔락이는 잎새가


먼저 알고


꿩 - 꿩 - 꿩


경운기 소리에 놀란


산꿩이 먼저 안다


시인은 소담스런 결실을 위해 평생을 과수원에 매달려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아버지의 시간을 읽고 있다. 활처럼 휜 칠순의 허리, 깊게 패인 주름, 자식 키우며 가족을 위해 힘겨운 농투산이로 살아온 아버지, 이 땅의 아버지들이 아닐까. 그런 아버지를 바라보는 시인의 가슴도 눈시울도 뜨겁게 젖어있음을 본다.


<시인>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