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태 원
시푸 시푸
시 - 씨 - 씨팔팔
푸 - 우 - 피 - 이 - 익
돌다 금세 멎어버린
경운기가 그렇고
분수처럼 자꾸만
자꾸만 하늘로 치솟는
약대가 그렇고
아무리 곧게 펴도
활처럼 휜 칠순의 허리가
그렇다, 이제는
힘에 부치는 줄
바람에 팔락이는 잎새가
먼저 알고
꿩 - 꿩 - 꿩
경운기 소리에 놀란
산꿩이 먼저 안다
시인은 소담스런 결실을 위해 평생을 과수원에 매달려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아버지의 시간을 읽고 있다. 활처럼 휜 칠순의 허리, 깊게 패인 주름, 자식 키우며 가족을 위해 힘겨운 농투산이로 살아온 아버지, 이 땅의 아버지들이 아닐까. 그런 아버지를 바라보는 시인의 가슴도 눈시울도 뜨겁게 젖어있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