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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

등록일 2021-06-24 18:38 게재일 2021-06-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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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기

조금엔 나간다고 하고

그믐엔 들어온다고 했지

 

애비야

상수리나무 숲 위

만월이 뜰 때

소소한 바람은 이파리 흔들고

기다린

눈 허옇게 기다린

올 줄 모르는 긴긴 새벽

 

초사흘 열여드렛날이라 했나

동지나해 그 갈맷빛 파도

칼날 치듯

칼날 치듯한데

 

애비야

그믐엔 들어오고

조금엔 나간다고 했지

 

상수리나무 숲 위

만월은 뜨고

동지나해 사나운 파도와 싸우며 원양조업에 나선 아들을 염려하고 무사귀환을 기다리며 가슴 조이는 아버지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만월, 새벽, 상수리나무 숲 반월 같은 풍경에서 그런 애끓는 아버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세상 아버지들의 마음이 아닐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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