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 기
조금엔 나간다고 하고
그믐엔 들어온다고 했지
애비야
상수리나무 숲 위
만월이 뜰 때
소소한 바람은 이파리 흔들고
기다린
눈 허옇게 기다린
올 줄 모르는 긴긴 새벽
초사흘 열여드렛날이라 했나
동지나해 그 갈맷빛 파도
칼날 치듯
칼날 치듯한데
애비야
그믐엔 들어오고
조금엔 나간다고 했지
상수리나무 숲 위
만월은 뜨고
동지나해 사나운 파도와 싸우며 원양조업에 나선 아들을 염려하고 무사귀환을 기다리며 가슴 조이는 아버지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만월, 새벽, 상수리나무 숲 반월 같은 풍경에서 그런 애끓는 아버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세상 아버지들의 마음이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