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이령 작가 그림책 ‘마법의 숲’ 출간 작가 김이령<br/>포항 흥해읍에 있는 소나무숲 <br/>‘북천수’ 배경으로 이야기 전개<br/>“다양한 가족의 형태 속에서<br/>아이들은 누구나 존중 받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꿈을 키우고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 자연은 누구에게나 생명력을 북돋아 주고 마음의 위로를 주기 때문이에요.”
최근 포항 흥해의 소나무숲 북천수를 배경으로 한 그림책 ‘마법의 숲’(학교앞거북이)을 출간한 김이령 작가. 그는 딸 최햇님 작가의 그림과 함께 출간한 이번 책이 외롭게 자라고 있는 어린이가 집 가까운 곳에 있는 자연 속에서 신나게 뛰어놀면서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어린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길러주기 위해 아름다운 포항을 배경으로 재미난 이야기들을 많이 쓰고 싶다는 김 작가를 지난 21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림책 ‘마법의 숲’을 소개해 달라.
△어떤 이유로 부모와 떨어져서 할머니와 살고 있는 해나라는 아이가 있다. 부모가 없다는 이유로 해나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소외된다. 떠돌이 개 코야도 해나와 비슷한 처지다. 해나는 떠돌이 개를 무서워하며 소나무숲으로 도망치는데, 그곳에서 일어나는 마법 같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이 동화를 쓰게 된 계기가 있다면.
△내가 사는 마을은 포항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흥해 북송리라는 곳이다. 이곳의 주민은 대부분 노인들인데, 가끔 조부모와 함께 사는 어린아이들도 있다. 그 아이들을 볼 때면 마음 한 켠이 짠해지곤 한다. 부모와 떨어져 사는 일이 때론 외로움과 상실감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마을에는 북천수라는 오래된 숲이 있어 사람들에게 넉넉한 쉼터가 되어주고 있다. 그 숲이 아이들에게도 좋은 친구이자 놀이터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나도 어린 시절에 자연 속에서 위로를 받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그림을 그린 딸(최햇님 작가)도 잠깐이었지만 시골 할머니 댁에 맡겨진 적이 있었다. 어떤 이유로 부모와 떨어져 살더라도 아이가 자연 속에서 꿈을 키우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이번 그림책 소재가 된 소나무숲 북천수는 어떤 곳인가.
△북천수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북송리에 위치한 소나무 숲인데 천연기념물 제468호로 지정되어 있다. 흥해 지역은 오랜 옛날부터 바람이 세고 장마 때 수해를 입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그런 자연재해를 방지하기 위해 조선 철종 때 흥해군민들이 제방을 쌓고 소나무 숲을 조성했다. 지금도 정월 대보름에는 마을 주민들이 북천수에서 동제를 지내고 있기도 하다. 숲에는 수령이 200년이 넘는 소나무들이 즐비한데 그래서 더욱 신성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숲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인자한 할아버지처럼 따뜻한 품이 되어주고 있다.
-딸과 함께 그림책을 펴내게 된 계기는.
△딸이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는 그림을 친구들에게 팔아 모은 돈으로 내 생일 선물을 사 주기도 했다. 그즈음 서로 약속한 게 있는데, 내가 글을 쓰고 딸이 그림을 그려 책을 내기로 약속했었다. 이 책을 함께 작업하면서 그 약속이 이루어진 것 같아 기쁘고 감격스러웠다. 나와 딸의 어린 시절 경험도 살짝 담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이 작품 말고 다른 작품들은 어떤 게 있나.
△동화는 이번 작품이 두 번째다. 첫 작품은 경북콘텐츠 창작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창작한 ‘무적 골키퍼 장하라’라는 작품이 있다. 그 작품은 외모 콤플렉스를 당당히 극복하는 장하라라는 여자아이의 이야기다. 그것 말고도 2019 포항소재문학상 소설 부문에서 ‘울타리’라는 작품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마법의 숲’을 읽을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가족의 형태는 다양하다. 부모 형제와 함께 사는 아이도 있고, 조부모나 친척과 사는 아이도 있다. 때로는 혈연관계가 아닌 사람들끼리 가족을 이루어 살기도 한다. 그런 다양한 가족들 속의 아이들은 누구나 존중받고 친구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가족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면 우리는 모두 지구라는 자연 속의 한 가족이다. 자연의 품에서 자라고 행복을 누릴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이 그림책을 활용해 독서교육에 이용한다면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가족들이 함께 책을 읽고 느낀 점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이야기해 보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등장인물 각각에 대해 생각해보기, 내가 만약 해나(주인공)라면, 코야(떠돌이 개)라면 어떤 느낌이 들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또는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해 생각해보기 같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동화구연 방식으로 역할 놀이를 해도 좋을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포항에는 아름다운 자연환경도 있고 지역적 독특함도 있어서 동화나 소설의 소재가 풍부하다. 지역적 특성을 담은 동화와 소설을 계속해서 쓰고 싶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