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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빈에서 명마를 구하다

등록일 2021-06-22 19:04 게재일 2021-06-2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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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두 현

밤 깊은데 천 리 밖에서

철총마 울음소리

검푸른 갈기치며 솔빈 평원

질러온다. 찬 별빛 어둠 뚫고

칠흑 벌판 달려온다

산 밑동 뒤흔드는

육중한 쇠박차 지축

뜨겁게 땅을 차며 신생의 네가 온다

적막 하늘 소스라치고

수분하 강물도 솟구쳐 튀는데

애마여 날렵한 발목으로

저 멧부리 대궁 줄기 맨자갈 큰 계곡들

모두 불러 깨우는구나

우렁우렁 산판들

힘줄 곧게 일어서고

끝없어라 발굽 소리

가슴 뛰는 첫새벽을

천리준총 야생의 네가

푸른빛으로 여는구나

7세기 경 동만주의 광활한 지역을 장악하고 당나라와 맞서며 세운 발해에 대한 그리움이 깔려있는 시다. 찬 별빛을 뚫고 칠흑의 벌판, 솔빈 평원을 달리던 말을 떠올리며 민족의 기상과 패기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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