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태 규
진달래 올해도 피고
종부길 들꽃도 숨을 쉰다
정겨운 당신 봄으로 맞고
서방처럼 색시처럼
산길, 꽃길로 걷고
소나무 솔잎 아래도
봄으로 설렌다
이리도 큰 치마 두른 산
맑은물 가뭄 속 흘리고
물길 따라
씨앗 품는다
넌 날 보고
넌 내 발길을 올려주니
난 이 봄에 너의 발꿈치 따르며
그리움을 쫓는다
흐르는 물소리 잦고
내 사랑도 이젠 세월로
잔잔해 지는구나
봄, 삼방산
삼방산에 도래한 봄 천지에서 시인은 그리운 이를 정겹게 호명하고 있다. 해마다 찾아오는 희망과 사랑의 계절을 설레임과 환희로 맞이했지만 이제는 나이 들어 그 때의 열정을 뒤돌아보며 그리움과 아쉬움에 젖어 있는 시인의 마음을 읽는다. 우리도 한 때는 시인에게처럼 환희로 찾아왔던 봄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 시처럼 잔잔히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봄을 밟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인>